美 대사대리 "韓 비관세 장벽 완화 필요…농업·디지털 수입 늘려야"

by공지유 기자
2025.03.18 13:14:05

18일 암참 개최 특별 오찬 간담회
美 상호관세 예고…"韓 적극 조치 필요"
"현대차그룹 등 미국 직접투자 바람직"

[이데일리 공지유 기자] “앞으로 미국 행정부에서 무역적자를 해소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할 것이다. 한국도 무역장벽을 없애기 위해 농업·디지털 기술·서비스 분야에서 미국으로부터 수입을 높일 필요가 있다.”

조셉 윤 주한미국대사대리는 18일 “트럼프 행정부 1기에서 2기에 이르면서 미국의 대(對)한국 무역수지 적자가 두 배 이상 늘어 600억달러가 넘어가고 있다”고 지적하며 이같이 말했다. 윤 대사대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당선되고 지난 1월 임기가 끝나 이임한 필립 골드버그 대사를 대신해 한국에 부임했다.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가 18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 서울에서 개최한 특별 오찬 간담회에서 조셉 윤 주한미국대사대리가 발언하고 있다.(사진=공지유 기자)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는 이날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 서울에서 조셉 윤 주한미국대사대리를 초청해 특별 오찬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에는 주요 기업 및 업계 리더 약 130명이 참석해 급변하는 글로벌 정세 속 한미동맹의 미래와 경제·전략적 협력 확대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윤 대사대리는 이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의 관세 부과 등 통상 정책 변화로 불확실성이 커질 것이라면서도 동시에 기회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미국에서 사업을 하려는 한국 기업과 한국에서 비즈니스를 하려는 미국 기업들에 기회의 문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멕시코와 캐나다, 중국 등에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데 이어 다음달 2일부터는 세계 주요국을 대상으로 상호 관세를 시행할 예정이다. 트럼프 행정부 핵심 당국자는 최근 상호관세 발표를 앞두고 미국이 무역적자를 보고 있는 대표적 국가 중 하나로 한국을 거론하며 ‘비관세 장벽’ 등의 철폐를 촉구하기도 했다.

윤 대사대리는 “한국 역시 철강·알루미늄 관세 등 (관세 영향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상호 관세에 대해서도 한국 정부가 공격적이고 적극적 조치를 통해 비관세 장벽을 인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한국과 미국 간 많은 협의가 진행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농업·디지털 기술·서비스 분야에서의 무역 장벽을 철폐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앞서 미국 무역대표부(USTR)도 한국 측과 면담을 통해 한국의 농업 위생·검역(SPS), 한국의 디지털 통상 장벽 문제 등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사대리는 “미국이 경쟁 우위를 가지고 있는 해당 분야에서 미국으로부터 수입을 높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한국 기업들의 미국 내 직접투자 역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 조지아주에 신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준공을 앞둔 것 등을 언급하며 “미국 내 직접투자가 굉장히 중요한 만큼 이같은 계약을 암참 차원에서 강조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윤 대사대리는 앞으로 미국 내 투자할 만한 분야로 “최근 미국에서 유지·보수·정비(MRO)를 시작하고 있는 단계로, 조선 분야가 크게 성장할 것”이라며 기술 분야 협력 중요성을 강조했다.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가 18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 서울에서 개최한 특별 오찬 간담회에서 조셉 윤 주한미국대사대리(오른쪽)와 제임스 김 암참 회장 겸 대표이사가 좌담회를 진행하고 있다.(사진=공지유 기자)
이날 제임스 김 암참 회장 겸 대표이사는 환영사를 통해 한·미 경제 협력 강화에 대한 암참의 지속적인 노력을 강조했다. 그는 한국이 2년 연속 미국 내 최대 신규 투자 국가로 자리매김한 점을 강조하며, 최근 출범한 암참의 ‘바이 아메리카(Buy America)’ 캠페인을 통해 한·미 간 무역 및 투자 협력을 더욱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 회장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서 국무장관과 상무장관을 비롯한 주요 각료들과 의미 있는 논의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며 “한·미 경제 협력을 더욱 강화하려는 미국 정부의 강한 의지를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날 김 회장과 윤 대사대리는 올해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리는 ‘2025 APEC 최고경영자(CEO) 써밋’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암참과 주한미국대사관은 민간 부문의 APEC 참여 확대를 위해 협력할 것을 재확인하며, 한·미 양국 정부와 긴밀히 협력해 산업계가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강력한 대화 플랫폼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암참 관계자는 “앞으로도 한·미 경제 협력 강화를 위한 활동을 이어가며, 양국의 주요 이해관계자들과 긴밀히 협해 혁신, 투자, 규제 개선을 촉진함으로써 기업과 양국 경제에 실질적인 기여를 계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