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올랐나…'매파 연준'에 미 증시 3거래일째 약세

by김정남 기자
2023.06.21 23:30:11

"미 증시 과매수 상태…또 다른 촉매제 필요"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뉴욕 증시가 3거래일째 또 약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초강세장에 따른 차익 실현 조정 기류가 나타나는 가운데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긴축 기조에 투자 심리가 가라앉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16분 현재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24% 하락하고 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40% 내리고 있다. S&P 지수는 전날에 이어 4400선을 밑돌고 있다.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는 0.79% 떨어지고 있다. 3대 지수는 지난 16일 이후 3거래일 연속 약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AFP 제공)


3대 지수는 장 초반부터 하락하고 있다. 특히 전날 페덱스가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연간 이익 전망을 내놓으면서, 증시 전반에 약세 압력을 받고 있다. 세계 물류배송의 강자인 페덱스는 세계 경기 가늠자로 통한다. 페덱스의 실적 부진은 세계 경기 위축으로 전 세계 물동량이 그만큼 줄었다는 뜻이다. 페덱스 주가는 현재 1% 이상 빠지고 있다.

개장 전 나온 파월 의장의 언급이 매파적이었다는 점 역시 투심을 짓눌렀다. 그는 이날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서 반기 통화정책을 보고하기 전 서면 보고를 통해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 더 많은 금리 인상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며 “거의 모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들은 연말까지 금리를 다소 올리는 것이 적절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연준은 지난 14일 FOMC를 통해 연내 두 번 금리를 추가 인상하는, 즉 5.50~5.75%까지 올릴 것이라는 내용을 골자로 한 점도표를 공개했는데, 일주일 만에 공개석상에 나선 파월 의장은 이를 다시 옹호한 것이다. FOMC의 이번달 금리 동결은 인상 종료가 아니라 일시 정지라는 뜻이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은 지난해 중반 이후 다소 완화했다”면서도 “그럼에도 인플레이션 압력은 계속 높아지고 있고 (연준 목표치인) 2.0%로 되돌리는 것은 갈 길이 멀다”고 강조했다.

이에 뉴욕채권시장은 약세(채권금리 상승)를 보이고 있다. 연준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 2년물 국채금리는 현재 전거래일 대비 4.3bp(1bp=0.01%포인트) 상승한 4.741%에 거래되고 있다. 글로벌 장기시장금리 벤치마크인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4.8bp 오른 3.775%를 나타내고 있다.

최근 상승장을 주도했던 종목으로 꼽히는 테슬라와 엔비디아 주가 역시 각각 2% 이상 떨어지고 있다. 특히 테슬라 주가는 바클레이즈가 투자의견을 ‘비중 확대’에서 ‘비중 유지’로 하향했다는 소식에 낙폭을 키우고 있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구글 모회사), 아마존, 메타(페이스북 모회사) 등 다른 빅테크 역시 하락하고 있다.

LPL 파이낸셜의 퀸시 크로스비 수석전략가는 “주식은 단기적으로 과매수 레벨에 도달했다”며 “이번 상승장 이후 촉매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