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품 부가세 속여 2900만원 빼돌린 관세사 기소

by이종일 기자
2020.08.04 13:33:39

40대 관세사, 돈 빼돌려 도박자금 사용
수입가격 세관 허위신고…의뢰인 속여
컴퓨터로 세금계산서 이미지 파일 변조

인천본부세관 특송물류센터 전경.
[인천=이데일리 이종일 기자] 수입품의 부가세를 속여 2900여만원을 빼돌린 관세사가 재판에 넘겨졌다.

4일 인천본부세관에 따르면 인천지검은 최근 관세법 위반 혐의로 관세사 A씨(41)를 불구속 기소했다.

A씨는 지난 1월6~7일 2차례에 걸쳐 B씨(50대)가 이탈리아 업체로부터 수입한 가죽신 3600켤레(3억2120만원 상당)의 부가세 3212만원(구입비의 10%) 중 250만원만 납부하고 나머지 2962만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수입업자 B씨로부터 통관 세금 납부 대행을 의뢰받은 A씨는 부가세 용도로 3212만원을 받은 뒤 수입품 전체 가격 3억2000만원을 2500만원으로 축소해 세관에 신고하고 250만원만 납부한 것으로 조사됐다. 규정대로 하면 A씨는 3212만원을 납부했어야 했다. A씨가 B씨한테 받은 3212만원 중 250만원을 뺀 나머지 2962만원은 인터넷 도박 자금으로 썼다.



인천공항에 사무실을 둔 A씨는 B씨를 속이려고 세관이 발행한 세금고지서와 세금계산서를 스캔해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허위 신고한 부가세 내역 250만원의 숫자를 3212만원으로 변조한 뒤 해당 이미지 파일을 1월 중순 B씨에게 이메일로 보냈다. 그러나 B씨는 고지서와 세금계산서 이미지의 변조된 금액 숫자가 이상하다고 여겨 세관에 통관세금을 물어봤고 A씨의 범행은 발각됐다. 세관은 올 4월 A씨를 불구속 입건하고 6월 초 인천지검에 송치했다.

세관 관계자는 “관세사들의 수입 신고는 세관에서 사실로 인식한다”며 “이번 같은 거짓 신고는 드물다. 세관은 이런 범행을 단속하기 위해 세관신고 뒤 조사부서, 심사부서가 사후검증을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인천세관은 통관업무를 수행하는 관세사 등 세관 주변 종사자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겠다”며 “통관질서를 문란하게 하는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무관용으로 엄정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A씨가 부가세의 일부를 횡령한 혐의에 대해서는 경찰이 별도로 수사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