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우 "누구나 '1인 1AI금융비서' 갖는 시대 올 것"

by최정희 기자
2024.08.27 17:32:37

핀테크위크서 'AI를 품다' 세미나 개최
하정우 네이버 센터장·오순영 과실연 공동의장
"의료 데이터 활용해 보험상품 초개인화 가능할 듯"
보이스피싱·개인정보 유출 우려 있으나
'규제 샌드박스'로 개발해봐야 해결책도 제시 가능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돈 많은 사람들만 PB(프라이빗뱅커)를 두고 있는데 앞으로는 누구나 1인 1비서 형태의 금융 ‘인공지능(AI) 에이전트’를 갖게 될 것이다.”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센터장은 27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코리아 핀테크 위크 2024’가 주최한 ‘AI를 품다’세미나에 참석해 ‘5년 내 AI와 핀테크의 융합이 어느 정도까지 발전할 것인가’를 묻는 질문에 이같이 밝혔다.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센터장은 27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코리아 핀테크 위크 2024’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최정희 이데일리 기자)
다만 하 센터장은 발전 속도가 빠르지 않을 수도 있다고 점쳤다. 그는 “일반적으로 굉장히 잘 발달된 제조, 의료, 금융 등의 분야에서 AI 전파 속도가 느리다”며 “AI로 인해 금융회사 내부의 업무 생산성이 높아졌지만 대고객 서비스를 혁신하기 위한 대규모 투자에는 투자자본수익률(ROI)이 많이 고려될 수 있어 시간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오순영 과학기술사회 실현을 위한 국민연합(과실연) AI미래포럼 공동의장은 “보험 부문에서 개개인의 의료정보 등 데이터를 통해 초개인화된 상품이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라며 “각종 금융상품 개발에 AI가 갖고있는 개인화 역량을 넣어서 좋은 상품을 개발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금융이 어려운 분야인데 AI발달로 금융 리터러시(Literacy·문해력)가 상승하게 될 것”이라며 “현재의 챗봇, 콜봇 등은 만족도가 높지 않지만 5년 뒤에는 활용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 의장은 5월까지 KB국민은행에서 상무로 있었다.

대출을 위한 신용평가 영역에서도 AI의 활용성이 높아질 전망이다. 하 센터장은 “예를 들어 구글, 메타 등에서 일했던 사람이 밖에 나와서 창업을 하려고 하는데 사업도 처음, 대출도 처음이라면 현재의 시스템에선 대출이 거절될 수 있지만 AI를 활용한 복합 추론을 통해 대출이 가능해질 수 있다”며 “생성형AI를 활용해 이상 거래를 탐지하는 등 고객 안정성을 확보해줄 수도 있다”고 밝혔다.



다만 AI와 금융간 접목 속도가 빨라질수록 은행 창구의 역할은 지금과는 달라야 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하 센터장은 “고령층들은 은행 창구에서 직원과의 상호작용을 더 선호할 수 있지만 대부분의 고객들은 그렇지 않을 수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은행 창구에 어떤 서비스와 가치를 제공해야 경쟁력이 생길 지에 대해서 고민해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순영 과학기술사회 실현을 위한 국민연합(과실연) AI미래포럼 공동의장이 27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프라자에서 열린 ‘코리아 핀테크 위크 2024’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최정희 이데일리 기자)
AI 발전으로 보이스피싱 등 금융사고도 진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하 센터장은 “특정 목소리를 녹음해 입력한 글을 읽도록 하는 방식으로 보이스피싱이 만들어지기 쉬워진다. 오픈AI의 ‘소라’처럼 텍스트를 비디오로 전환해 최고재무책임자(CFO)처럼 해 돈을 보내라고 하는 사건도 실제로 일어났다”며 “나쁜 의도를 갖고 기술을 악용할 수 있는 사례들이 생길 수 있다”고 짚었다.

오 의장은 “딥페이크를 피할 수 있는 방법으로 ‘당신의 턱을 보여줘’ 등 평상시에는 하지 않은 행동을 하게 함으로써 사람 여부를 구별할 수 있다는 칼럼까지 나왔다”고 말했다. 또 오 의장은 “알고리즘을 활용해 특정 회사의 상품을 추천토록 하는 것도 가능하다”며 “고객들이 금융서비스를 이용함에 있어 편향되고 차별화된 정보로 인해 피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에 가이드라인이 명확하게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AI와 접목해 금융을 발전시키면서도 개인정보 유출 등의 금융사고를 줄일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도 언급됐다. 하 센터장은 “AI를 도입하면서 혁신서비스를 제공하지만 개인정보를 학습해 의도치 않게 개인정보가 노출될 수 있다면 어떤 이유로 왜 노출되는지 파악할 필요가 있다”며 “단순히 상상만으로 그럴 것 같아서 못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규제 샌드박스’를 만들어서 실제로 운영하게 함으로써 얼마나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지 계속해서 연구하고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둬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