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사회공헌, 이자이익 3%뿐…이복현 "소비자 못느껴"

by노희준 기자
2023.02.23 16:28:36

21년 은행 사회공헌 1.1조 vs 5대 금융 이자이익 41.6조
금감원장 "사회적 책임 노력, 전시성 행사 안돼"
"과도한 이자이익, 예대금리차 축소 통해 국민과 향휴"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올해까지 이어지는 금리 상승기에 은행은 수십조에 달하는 이자수익을 거뒀다. 지난해 증가분만 해도 수조원에 달하는 게 현실이다. 은행측에서 꾸준히 소비자를 위한 프로그램을 안 한 건 아니지만, 금액적인 부분에서 소비자들은 극히 몇 퍼센트 이하만 느낄 수 있다.”

단위: 억원 (자료=은행연합회)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23일 과점체제에서 손쉬운 이자장사를 통해 성과급 잔치를 벌이고 있는 ‘배부른 은행’을 향해 또다시 직격탄을 날렸다.

이복현 원장은 이날 서울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에서 상생금융 확대를 위한 금융소비자 및 전문가 현장 간담회를 열고 “은행권의 사회적 책임을 충실히 하기 위한 노력이 일회성이거나 전시성으로 보여주기 위한 행사가 아닌 진정으로 상생하기 위한 지속적인 모습으로 자리잡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은행연합회가 공개한 ‘2021 은행 사회공헌활동 보고서’를 보면, 은행 등 은행연합회와 회원기관은 2021년 사회공헌 사업에 총 1조617억원을 지원했다. 전년(1조929억원)에 견주면 312억원 감소한 규모다. 지난해 KB금융·신한·하나·우리·NH농협금융 등 5대 금융그룹의 이자이익은 49조2300억원으로 전년(41조5600억원)보다 18.5%나 늘었다. 2021년 은행권 사회공헌활동 금액을 5대 금융그룹의 이자이익에만 견주더라도 2.6%로 3%가 채 안 된다.

이 원장은 “은행권이 사상 최대의 이익을 달성하면서도 국민과 상생하려는 노력이 크게 부족하다는 부정적 여론에 귀를 귀울여야 할 것”이라며 “은행권의 경쟁을 강화함으로써 과점적 지위에서 비롯한 과도한 이자이익을 예대금리차 축소 등을 통해 국민과 향유하는 등 상생금융을 유도해 나가고자 한다”고 역설했다.



가중평균금리 기준 단위=%p(자료=한국은행)
그는 이와 관련 구체적인 예대금리차 축소 방안과 관련해 “고정금리 대출을 확대하는 등 방법으로 금리 급변동 시에도 국민에게 충격이 없도록 하는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고 했다. 한국은행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 기준으로 은행 잔액기준 금리차(총대출금리-총수신금리)는 지난해 12월 2.55%p로 1년 전(2.21%p)보다 0.34%p 더 벌어졌다. 가계대출 신규취급액 기준 고정금리 비중은 지난해 12월말 43.2%로 1년 전(17.9%)보다 2.41배로 커졌다.

이 원장은 “은행권은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는 서민의 고통을 분담하기 위해 취약차주 부담완화 등 상생금융을 실천하기 위해 보다 적극적인 노력을 경주할 필요가 있다”며 “하나은행에서 설명한 차주 우대 상품과 같이 서민과 상생할 수 있는 금융상품과 서비스 등은 은행권 전반에 널리 확산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성영수 하나은행 부행장은 내달 출시를 앞두고 있는 취약차주 지원 방안을 설명했다. 성 부행장은 서민금융상품 차주 이자 캐쉬백(환급) 프로그램을 시행한다고 말했다. 서민 정책금융 상품인 햇살론15 상품 보유 차주 대상 대출 잔액의 1%에 해당하는 금액을 월 환산해 지급하는 프로그램이다.

아울러 하나은행은 중소법인과 소상공인의 이자부담 완화를 위해 7%초과 고금리 대출을 보유한 중소법인의 금리를 최대 2%p 인하할 예정이다. 고정금리 상품 확대와 관련해서는 ‘안심고정금리 특판 대출’를 신규로 출시한다. 신규 대출시 변동금리 차 수준까지 금리를 최대 1%p 깎아주고, 6개월 단위로 변동금리 전환이 가능한 상품이다.

이 원장은 금융위기나 에너지 위기 시기에 폭발적 이익을 거둔 기업에 부과하는 세금인 일명 ‘횡재세’에 대해서는 “금융환경 여건 변화를 위한 노력(은행 영업환경, 구조 개선 등)이 어느정도 국민 공감을 얻을 수 있다면 거기까지 논의가 가지 않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단위=% (자료=한국은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