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현 SK텔레콤 사장 "통신사들, 이제 앞을 보고 가자”
by김현아 기자
2015.12.08 15:03:30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장동현 SK텔레콤(017670) 사장이 현재의 SK브로드밴드 IPTV는 볼 게 없어 투자가 필요하며, 이를 위해 1차적으로 100% 자회사를 했고 CJ헬로비전을 인수해 합병하면 대규모 투자를 통해 콘텐츠의 가치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CJ헬로비전을 인수합병해도 TV시장 1등이 되는 데는 관심이 없다면서,경쟁 통신사들도 서로 발목 잡지 말고 잘하는 부분을 보고 자기 갈 길을 가자고 제안했다.
장 사장은 7일 저녁 열린 출입기자단 송년회에서 “지난 1년은 아쉬웠지만, 이동통신 분야에서 ‘기본 지키기’에 충실했으며, 진화는 주도적으로 하고 국가경제 생태계에 대한 책임을 다하는데 노력하겠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CJ헬로비전 인수합병 결정은 급박하게 진행됐다고 했다. 그는 “연초에는 뭐든지 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이 있었지만, 6월·7월이 지나면서 두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CJ하고 대화하고 그런지는 굉장히 오래됐는데 사고 팔고 얘기는 얼마 안 됐다”고 말했다. 또 “씨앤앰하고 얘기도 있었지만 조건과 내용이 안 맞았다. CJ하고는 9월경부터 IB를 통해 아주 빠르게 진행했다”고 말했다.
CJ헬로비전 인수 효과에 대해서는 “사실 SK브로드밴드의 IPTV 상품이 볼 게 없어 경쟁력을 높일 필요가 있었다”면서 “상장사의 기본 조건은 이윤을 내야 하니1차적으로 100% 자회사로 했고 (인수합병을 통해) 양질의 콘텐츠를 만들고 네트워크 투자를 하려 한다“고 설명했다.SK텔레콤은 헬로비전을 인수합병하면 5년간 5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그는 “저희는 가입자 관리와 가입자가 잘 쓰는 콘텐츠를 잘 전달해주는 역할”이라면서 “콘텐츠를 본업으로 하는 방송사나 CJ E&M과 다르다. 콘텐츠를 우리가 주도적으로 하겠다는 건 안 맞는다”고 선을 그었다.
KT와 LG유플러스의 합병 불허 주장에 대해서는 분명한 시각 차를 드러냈다.
장 사장은 “(경쟁사 의견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통신판이 바뀌긴 해야 한다”면서 “우리도 옛날에 KT와 KTF가 합병할 때 반대했지만 그게 결과적으론 좋지 않다. 이제 좀 앞을 보고 서로 잘하는 부분을 보고 자기 갈 길을 가주는 것이 좋은 것 아닌가 싶다”고 언급했다.
또 “(방송법에서 시장점유율이) 33% 한도로 묶여 있어 1등, 2등은 큰 의미가 없다”면서 “LG도 (이번 인수합병으로) 노력하지 않을까 한다. 가난의 대물림은 아니다. LG는 가난하지 않다”고 부연했다.
그는 “CEO 되고나서 마음이 안 좋았던 것은 임직원들이 아픈 것”이라면서 “SK는 원래 어떤 회사와 합칠 때 구조조정을 안 한다”고 말해, 헬로비전 직원들의 고용 안정을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