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악화’ 저축은행 채용도 ‘뚝’…76% 줄어든다
by정두리 기자
2023.04.25 16:24:47
5대 저축은행, 작년 617명→올해 150여명으로 채용계획 줄여
작년 실적하락 이어 올해도 긴축경영…일부 적자전환 가능성도
윤창현 의원 “저축은행 영업지원 통해 서민금융 한축 담당해야”
[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저축은행업계가 고금리에 따른 이자 부담과 경기침체 우려로 올해도 수익성 악화가 예상되자 채용 계획을 대폭 줄였다. 외형 확장보단 건전성 관리에 집중하며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야 하는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올해 주요 저축은행의 채용 예상 규모는 전년보다 76%가량 감소할 전망이다.
25일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주요 저축은행의 업무유형별 채용 실적 및 계획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5대 저축은행(SBI·OK·웰컴·한국투자·페퍼)의 올해 예상 채용(신입·경력) 규모는 150명 수준이다. 이는 지난해 617명보다 75.6% 급감한 수치다.
저축은행별로 살펴보면 SBI저축은행은 지난해 신입직원 70명과 경력직원 83명 등 총 153명을 뽑았으나 올해는 신입직원 20명을 선발할 계획이다. 경력직원 채용규모는 미정으로, 사측은 올해 10~20명 모집을 계획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경력 채용 최대치인 20명을 선발하더라도 작년보다 113명이 줄어드는 셈이다.
OK저축은행은 지난해 신입직원 47명, 경력지원 50명을 포함해 총 97명을 채용했으나 올해는 신입직원 20명, 경력직원 12명 등 총 32명을 채용할 예정으로, 작년 대비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한국투자저축은행도 올해 신입직원 17명, 경력직원 12명 등 총 29명을 모집할 계획으로, 작년 채용된 57명(신입직원 28명, 경력지원 29명)보다 채용문이 좁아졌다.
페퍼저축은행은 지난해 신입직원 21명 경력직원 67명 등 88명을 선발했으나 올해는 37명(신입직원 14명, 경력직원 23명)으로 채용 규모를 줄였다. 웰컴저축은행은 지난해 신입직원 43명, 경력직원 179명 등 총 222명을 선발해 채용 수가 업계에서 가장 많았으나 올해 현재는 경력직원 10명만 뽑은 상태다. 하반기 채용규모는 미정이나, 내부에서는 예년 같은 인력 채용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이는 저축은행업계 전반의 업황 악화에 따른 여파다. 지난해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으로 수신 금리가 오르자 저축은행들이 부담해야 할 이자 비용이 많이 늘어나면서 실적은 곤두박질 쳤다. 각 저축은행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5대 저축은행이 거둔 당기순이익은 6952억원으로 전년 동기(8764억원) 대비 20.7% 감소했다. 특히 자산 규모 2위인 OK저축은행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387억원으로, 전년 2434억원과 비교하면 43% 줄었다.
저축은행업계가 올해 1분기 영업실적 발표를 앞둔 가운데 일각에서는 일부 저축은행은 적자 전환 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금융권의 예금 유치 경쟁이 벌어지면서 수신금리를 높인 저축은행들의 이자비용이 급격히 상승하면서 역마진이 발생한 곳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창현 의원은 “금리 급등으로 인한 자금 조달금리 인상과 저축은행 영업에 대한 과도한 규제로 서민금융의 한축을 담당하는 저축은행의 채용 여력이 크게 위축되고 있는 모양새”라면서 “영업권역내 대출비중에서 비대면 플랫폼 대출은 제외하는 등 규제개선 조치를 통해 저축은행 영업과 일자리 창출력의 정상화를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