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넷이즈, 미·중 갈등 속 홍콩 상장…첫날 8% 폭등

by신정은 기자
2020.06.11 15:34:02

공모가보다 높은 133홍콩달러에 거래 시작
알리바바 이어 홍콩 2차 상장…JD닷컴도 준비
루이싱커피 상장폐지 이후 中기업 제재 강화

사진=넷이즈
[베이징=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 미국이 중국 기업의 나스닥 상장 기준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게임회사 넷이즈(왕이·網易)가 홍콩증권거래소에 성공적으로 상장했다.

11일 홍콩 증시에서 거래를 시작한 넷이즈의 시초가는 공모가인 123홍콩달러보다 8% 이상 높은 133홍콩달러에 거래를 시작했다. 장초반에는 주당 134.8홍콩달러까지 치솟았다가 오후 2시16분(현지시간) 현재 130.9홍콩달러에서 거래되고 있다.

넷이즈는 2000년에 미국 나스닥에 상장한 기업으로 이번에 홍콩에서 2차 상장했다. 미국 증시에 상장했다가 홍콩으로 돌아와 상장한 중국 기업은 알리바바에 이어 두번째다. 알리바바 경쟁사인 JD 닷컴도 올해 말 홍콩에서 2차 상장을 준비 하고 있는 등 많은 중국의 IT 기업들이 홍콩 상장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넷이즈는 이번 2차 상장을 통해 1억71480만주를 발행해 총 210억9000만홍콩달러(약 3조2500억원)의 자금을 확보했다. 이는 올해 홍콩 증시에 상장한 기업 중 가장 큰 규모다. 나스닥에서 넷이즈 주가는 10일(현지시간) 2.77% 오른 424.9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넷이즈는 중국의 대표적인 게임회사이지만 교육과 음악 스트리밍 등 분야에서도 사업을 확대해 나갈 전략이다.



이번 상장은 코로나19 이후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격화된 상황에서 이뤄진 만큼 더욱 주목 받았다.

미국 CNBC는 “미중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넷이즈의 상장은 미국 월가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미국 국회는 미국 내 일부 중국 기업에 대해 상장 폐지를 위협하는 새로운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루이싱커피가 회계부정으로 나스닥에서 상장폐지 된 이후 미국에선 중국기업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는 조짐이다. 미 상원은 곧바로 미국 증시에 상장된 외국 기업이 미국의 회계감사를 받지 않을 경우 상장을 제한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 법안은 여야 의원이 공동발의한 만큼 하원 통과도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나스닥은 이어 지난달 18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중국을 포함한 일부 국가 기업이 상장하려면 최소 2500만달러(약 305억원) 또는 시가총액 대비 4분의 1 이상에 해당하는 자금을 공모해야 한다는 규정을 새로 도입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나스닥이 IPO 규모에 하한선을 둔 건 처음이다. 이로 인해 앞으로 중국 기업의 미국 주식시장 진출은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