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드롭박스‥1200억원 '메일박스' 서비스 중지(종합)

by안승찬 기자
2015.12.08 15:03:25

호평 받던 메일앱 결국 접기로.."환경 급속히 달러졌다"
사진공유앱 서비스도 중단키로..드롭박스 "기업 시장 집중"
드롭박스 지분가치 24% 떨어지기도.."투자자 압력 가시화"

[이데일리 안승찬 기자] 클라우드 서비스업체인 드롭박스(Dropbox)가 ‘메일박스(Mailbox)’ 서비스를 접기로 했다. 드롭박스는 3년 전에 1억달러(약 1200억원)를 주고 메일박스를 인수했다.

7일(현지시간) 드롭박스는 자사 블로그를 통해 내년 2월 메일박스 서비스를 중지한다고 밝혔다.

드롭박스는 또 내년 3월 말 사진 공유앱 ‘캐러셀(Carousel)’ 서비스도 폐쇄한다고 공지했다.

스마트폰용 이메일 앱인 메일박스는 벤처기업 오케스트라가 2013년 초에 처음 선보였다. 이메일을 왼쪽 혹은 오른쪽으로 밀어서 정리하는 기능, 중요하지 않은 메일은 묵혀두었다 나중에 한꺼번에 확인할 수 있는 기능 등이 당시 사용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드롭박스는 지난 2013년 3월 임직원 13명이던 메일박스를 통째로 인수했다.

당시 정확한 인수 가격이 발표되지 않았지만, 업계는 드롭박스가 메일박스 인수에 1억달러가량을 지불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당시 드롭박스는 덩치를 키우던 시기였다. 인터넷상에 저장공간을 제공하는 클라우드 서비스 이외에도 다양한 사업을 제공한다는 포부를 공공연하게 드러냈다. 드롭박스는 “메일박스가 ‘드롭박스 가족 앱’ 중의 하나가 될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다.

하지만 성과가 신통치 않았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아웃룩 앱을 무료고 제공하는 등 경쟁구도가 심해졌다. 드롭박스가 기대했던 시너지는 발생하지 않았다. 메일박스는 “커뮤니케이션 도구를 둘러싼 환경이 2년 전부터 급속하게 달라졌다”고 말했다.

드롭박스는 올해부터 개인 고객보다 기업 고객에 집중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기업 매출의 성장성이 더 좋기 때문이다. 드롭박스는 지난 10월 기업 내에서 서로 서류를 공유할 수 있는 서비스인 ‘페이퍼’를 선보였다.

메일박스 서비스 중단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드롭박스의 현주소를 보여준다는 평가다. 올해 초 글로벌 자산운용업체 블랙록은 드롭박스의 지분 가치를 종전보다 24% 내리기도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드롭박스가 투자자로부터 자신의 지분 가치를 입증하라는 압력에 시달리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