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긋지긋한 우회로"…러-우크라 휴전 논의에 항공업계 기대↑
by정병묵 기자
2025.03.24 15:52:54
美 정부, 우크라이나·러시아 대표단 만나 휴전 협상
22년 러시아 영공 폐쇄 후 국내 항공사 막대한 손해
인천 발 유럽 노선 시간 90분·유류비 최대 24% 늘어
"하루 빨리 종전돼 유류비 절감, 스케줄 효율화해야"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휴전 논의가 급물살을 타면서 국내 항공업계의 기대감도 고조되고 있다. 러시아 영공 폐쇄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우회로를 택하게 되면서 늘어난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24일 외신 등에 따르면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에 관여하고 있는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특사는 우크라이나 부분 휴전 실무 협상과 관련 “실질적 진전을 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정부는 우크라이나 대표 회담에 이어 러시아 정부와 만난 뒤,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30일간의 공격 중단 조치 이행 문제 등을 논의한다.
 | 러시아 영공 폐쇄에 따른 국제 항공노선 우회로(주황색). (자료=한국항공협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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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휴전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고 변수가 남아 있지만 국내 항공업계에서는 최근 유럽발 소식에 귀를 기울이며 기대감을 품고 있다.
지난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후 러시아의 영공을 지나는 항로가 폐쇄됐다. 이에 따라 국내 항공사는 지난 3년간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 러시아 영공을 거치지 못하고 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운항 시간이 늘어날 뿐만 아니라 유류비도 더 많이 지출해야 했기 때문이다.
한국항공협회에 따르면 러시아 영공 폐쇄 이수 우회로를 택하면서 인천공항 출발 기준 유럽은 1시간 30분에서 2시간 30분, 미주 동부는 1시간 40분 시간이 더 소요된 것으로 집계됐다. 유류비 부담은 기존보다 10~24% 정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 영공 폐쇄에 따라 승객 수송량이 줄어든 경우도 있다. 티웨이항공의 경우 300석짜리 신기종 A330-300을 유럽 노선에 투입할 계획이었으나, 우회 시 항속거리가 미치지 못해 울며 겨자먹기로 더 길게 운행할 수 있는 A330-200편을 운항했다. A330-300보다 100석이 더 적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가로질러 갈 거리를 돌아가다 보니 지난 2년간 유류비 부담이 컸다”며 “종선 시 러시아 영공을 거칠 수 있게 되면 더 많은 승객을 태울 수 있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항공협회 관계자 “우리와 상관없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우리 항공업계가 내지 않아도 될 비용을 너무 많이 지출했다”며 “하루빨리 종전이 돼서 기재 운영부터 스케줄 관리 효율화, 유류비 절감 등이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