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의 야망 도를 넘었나…테슬라 줄악재

by권소현 기자
2016.07.07 16:02:43

사망사고 이어 또 자율주행중 사고 의혹
"베타테스트 중에 섣불리 출시했다" 비난
세상 바꾸겠다는 10년 계획, 디테일 못 챙겨 수난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최근 줄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출고량 목표치는 계속 미달이고 태양광 업체인 솔라시티와의 합병 추진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반응이다. 자동차 업체로서는 가장 뼈아픈 사고도 잇따르고 있다. 자율주행 도중 일어난 첫 사망사고에 미국 당국이 조사에 착수한다고 밝히자마자 또 다른 사고가 발생해 안전성에 대한 의구심도 높아졌다. 혁신적인 사업가로 명성을 날렸던 엘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야심이 도를 넘어선 것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온다.

미국 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지난 1일 펜실베이니아주 고속도로에서 발생한 테슬라의 모델X 사고에 대해 주 경찰과 운전자를 대상으로 정보수집에 나섰다고 6일(현지시간) 밝혔다.

당시 앨버트 스칼리오네(77)가 몰던 2016년형 모델X 차량이 펜실베이니아 유료 고속도로를 달리던 중 오른쪽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차로를 가로질러 콘크리트 중앙분리대에 부딪힌 이후 전복됐다. 운전자와 탑승자가 부상을 당하기는 했지만 다행히 생명에는 큰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간지인 디트로이트 프리 프레스는 경찰 관계자를 인용해 모델X 운전자가 사고 당시 자율주행으로 운전 중이었다고 보도했다. 테슬라는 사고 직전 차량 상태에 대한 정보를 전송받지 못했다면서 현재로서는 자율주행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NHTSA는 사고 당시 모델X가 자율주행 상태였는 지를 조사하고 있다.

지난 5월 7일에 플로리다주 윌리스턴에서 자율주행 중인 모델 S가 트레일러와 충돌해 운전자가 사망한 사고에 이어 이번 사고도 자율주행 중에 발생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 테슬라의 신뢰도에 큰 흠집이 날 수밖에 없다.

테슬라는 자율주행 기술에 대해 베타테스트 중임에도 7만여대 차량에 이 기능을 장착해 출고했다. 운전자에게 자율주행 중이어도 주의를 기울이라고 조언하고 있지만 자율주행 기술을 검증 없이 너무 일찍 내놓은 것 아니냐는 비난이 일고 있다.



잇따른 사고로 머스크 CEO의 사업가 정신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머스크 CEO가 2006년 8월 제시한 ‘테슬라의 마스터 플랜’을 10년간 실제로 실행에 옮기면서 신뢰를 주긴 했지만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는 문구를 인용해 작은 것들은 놓쳤다고 지적했다. 자율주행 차량을 출고할 때 완벽하게 테스트를 거쳤는지, 운전자에게 지침을 제공했는지는 의문이라는 것이다.

머스크 CEO가 10년 전 마스터 플랜에서 제시했던 태양광 사업도 솔라시티 인수를 통해 추진하고 있지만 정당성 면에서는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고 월지는 설명했다. 테슬라와 솔라시티 모두 적자기업으로 합하면 연간 16억달러의 손실을 내고 있다. 테슬라의 경우 보급형 전기차인 모델3를 양산하기 시작하면 흑자를 낼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있지만 솔라시티의 흑자전환은 불투명하다. 머스크 CEO는 솔라시티가 3~6개월 내에 현금을 버는 기업이 될 거라고 호언장담해왔으나 성적표는 늘 실망스러웠다.

크리스 넬더 로키마운틴연구소 에너지 담당 애널리스트는 “테슬라가 자동차와 전력생산 사업을 다 보유해야 할 이유를 모르겠다”며 “테슬라 브랜드의 전력은 다른 전력회사가 생산하는 전력과 전혀 차별점이 없다”고 말했다.

전기차 생산 계획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2분기 테슬라 차량 출고대수는 1만4370대로 목표치인 1만7000대에 15% 못 미쳤다. 벌써 3분기째 목표치 달성에 실패했다. 전분기 1만4810대에 비해서도 줄어든 것이다. 예약 돌풍을 몰고 온 모델3도 예정대로 내년 말 출시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높다.

월지는 머스크 CEO가 세상을 빠르게 바꾸고 싶어했지만, 야망이 너무 커져서 그의 기업뿐 아니라 투자자와 고객까지도 위험한 상황으로 몰고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