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성문재 기자
2014.10.15 17:01:32
경찰, 시위대 거점 진압..차량 통행 재개
시위 관련 여론 변화 조짐..소매상 불만
"우리 기업 피해 없어..홍콩 신뢰 여전"
[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홍콩 민주화 시위가 현지 경찰의 진압 작전에 주요 거점을 내주면서 전환점을 맞고 있다. 시위가 보름 넘게 장기화하면서 소매상과 일부 시민을 중심으로 시위대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는 등 여론 변화가 감지됐다.
현지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은 아직 이렇다 할 피해나 영향을 받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산업은행과 대우증권, 외환은행, 삼성전자, 삼성물산, 아모레퍼시픽, CJ, 대상 등이 홍콩에 거점을 마련하고 영업 중이다.
KOTRA 홍콩무역관의 이주상 과장은 15일 “하루하루 분위기가 완화되고 있다”며 “이날 새벽 홍콩 경찰 수백명이 전격 투입돼 정부 청사 근처인 애드미럴티 지역 도로에 시위대가 설치한 바리케이드를 해체하면서 차량 통행도 재개됐다”고 말했다.
이날 경찰과 시위대 간 충돌로 부상자가 발생하고 시위대 40여명이 체포되긴 했지만, 이번 진압을 계기로 오히려 시위대의 힘이 떨어져 사태가 진정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 과장은 “초반에는 시위 찬성 세력의 목소리가 컸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여론 흐름이 점차 바뀌고 있다”며 “특히 소매상인은 이번 시위로 매출이 반 토막 나는 등 생활고를 염려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벌써 이번 달 홍콩 소매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많이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시위대를 꾸짖는 현지인들의 모습도 간간이 눈에 띄는 상황이다.
홍콩 경찰이 이날 대대적인 진압 작전에 나선 것도 이런 여론의 변화에 힘입은 것으로 풀이된다. 게다가 홍콩에서는 경찰에 대한 신뢰가 비교적 높은 만큼 시위대를 바라보는 시선이 이전과는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다행히 우리 기업의 확인된 피해 소식은 없다. 이 과장은 “일부 도로 통제로 출퇴근이 불편해진 문제를 제외하면 시위 영향을 뚜렷하게 받은 업체는 없다”며 “홍콩의 신뢰도나 펀더멘탈을 의심하는 투자자나 기업인들도 나타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 과장은 빅토리아 피크 등 홍콩 주요 관광지에서는 여전히 많은 관광객이 여행을 즐기고 있으며 지난 13일 개최된 추계홍콩 전자전시회도 애초 우려를 씻고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는 지난 8월 말 홍콩 행정장관 후보자를 후보추천위원회 1200명의 절반 이상 지지를 얻은 2~3명으로 제한하는 방안을 채택했다. 대학생들과 시민단체가 주축이 된 시위대는 이런 방침이 반중(反中) 인사를 후보군에서 배척하고 친중국 인사만 후보로 나설 수 있도록 제한하는 것이라며 철회를 요구하며 지난달 28일부터 거리 시위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