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진우 기자
2014.03.11 16:58:31
北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687명 중 376명(55%) 새로 선출
김정은 삼지연 시찰 수행그룹 포함 신진인사 대거 뽑혀
김경희 건재함 과시…관심 모았던 여동생 김여정 미포함
[이데일리 김진우 기자]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집권한 이후 처음 치러진 제13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 당선자 687명이 발표되면서 ‘김정은 시대’를 이끌어 갈 새로운 실세그룹이 주목받고 있다. 2012년 1월 김정은 집권과 2013년 12월 장성택 처형으로 이어진 북한 권부의 세대교체 흐름이 이번 선거를 통해 명확히 드러났다는 평가다. 최고인민회의는 북한 헌법상 최고주권기관으로, 대의원은 고위인사들의 당연직이자 우리의 국회의원과 유사한 기능을 한다.
11일 북한 중앙선거위원회가 발표한 13기 대의원 선거 결과에 따르면, 전체 선거 명부 등록자의 99.97%가 선거에 참가해 해당 선거구에 등록된 대의원 후보자에게 100% 찬성투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선거에서는 대의원 687명 중 376명이 새로 뽑혀 55%의 교체율을 기록했다. 2009년 12기 선거 대의원 교체율은 45%, 2003년 11기 선거는 50%였다. 13기 선거가 김정은 집권 후 첫 선거란 점에서 교체율이 소폭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선거를 통해 김정은이 처음으로 대의원에 이름을 올렸고, 새로운 실세로 떠오른 인사들이 대거 명단에 포함됐다. 김정은이 장성택 숙청을 앞두고 결연한 의지를 다진 것으로 알려진 ‘백두산 삼지연 시찰’을 수행한 황병서 노동당 조직지도부 부부장과 박태성·마원춘 당 중앙위 부부장이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지난해 김정은의 공개활동을 각각 59회(2위·황병서), 52회(4위·박태성), 47회(5위·마원춘) 수행한 실세 중의 실세다.
원동연 통일전선부 부부장과 강지영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장 등 대남기구 인사들과 함께 장정남 인민무력부장, 박정천 포병사령관, 리병철 항공 및 반항공군사령부 사령관, 김명식 해군사령관 등 군 인사들도 대의원에 새로 뽑혔다.
감금설이 제기됐던 최룡해 군 총정치국장은 대의원에 이름을 올려 건재함을 과시했고,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박봉주 내각 총리, 김기남·최태복 당 비서, 리영길 총참모장,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 등 당·정·군 고위인물들은 12기에 이어 이번에도 대의원이 됐다.
장성택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문경덕 당 비서와 로성실 전 조선민주여성동맹 위원장 등은 대의원에서 탈락했지만 김양건 당 통일전선부장, 리영수 당 부장, 박명철 전 체육상 등 대부분 인사는 대의원에 올랐다.
건강이상설이 돌고 있는 김경희 당 비서는 남편인 장성택의 처형에도 13기 대의원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대의원 선거 투표소에서 김정은과 함께 등장한 여동생 김여정을 비롯해 친형 김정철과 이복누이 김설송은 대의원 명단에 빠졌다. 특히 김여정은 고모인 김경희의 역할을 대신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지만, 아직 어린 나이(27)로 인해 대의원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김경희는 30세인 1976년 당 국제부 부부장에 올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핵심 측근 역할을 수행했다.
북한은 13기 대의원 선거를 마침에 따라 내달 초 1차 회의를 열어 국방위원회와 내각 등에 대한 인선작업을 하고 올해 예산안을 심의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