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성추행 선고 임옥상 '대지의 눈', 5일 반드시 철거"(종합)
by송승현 기자
2023.09.04 18:50:30
4일, 남산 기억의 터 내 '대지의 눈' 철거하려했으나 불발
서울시 "정의연 등 퍼포먼스 명목으로 철거 방해"
"성추행 작가 작품 남겨둬선 안돼…5일엔 반드시 철거"
[이데일리 송승현 기자] 성추행 선고를 받은 임옥상 화백의 작품인 남산 기억의 터 내 ‘대지의 눈’ 철거가 시민단체에 의해 저지되고 있는 가운데 서울시가 5일 “반드시 철거할 것”이라는 강경한 입장을 냈다.
| 4일 오전 서울 중구 남산 일본군 ‘위안부’ 기억의 터에서 기억의 터 건립추진위원회, 정의기억연대 관계자들이 서울시의 기억의 터 철거 결정을 규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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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는 4일 이동률 대변인 명의로 ‘기억의 터 조형물 철거, 더 이상 지체하지 않겠습니다’라는 입장을 통해 “금일 철거 예정이었던 ‘기억의 터’에 설치된 조형물 철거가 지연되고 있다”며 “정의기억연대(정의연) 등을 비롯한 시민단체는 퍼포먼스 등을 명분으로 철거를 계속해서 방해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서울시는 이날 이 대변인 명의로 ‘기억의 터 조형물 철거 관련 서울시 입장’을 통해 철거를 예고했다.
이 대변인은 입장문에서 “그 어떤 장소보다 고결하고 진정성을 담아야 할 기억의 터에 도덕성이 결여된 작가의 작품을 존치한다는 것은 위안부에 대한 도리가 아니며, 아픈 과거 상처를 다시금 헤집는 행위다”며 “시민 대상 여론조사에서도 응답자의 65%가 임씨의 작품을 ‘철거’해야 한다고 답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억의 터 자체가 없어지는 것이 아니고, 공간의 의미를 변질시킨 임씨의 조형물만 철거하는 것”이라며 “철거 조형물을 대신할 작품은 작가에 대한 철저한 검증과 국민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 누구나 동의할 수 있는 작품으로 재설치하겠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날 철거는 정의연의 방해로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5일 철거를 강행하겠단 입장을 내놨다.
이 대변인은 재차 “‘기억의 터’를 지우겠다는 것이 아니다. 위안부의 피해를 기억하고 그 아픔을 가슴 깊이 더 제대로 기억하겠다는 의미다”며 “정의연도 더 이상 정당한 공무집행을 방해하지 말고 시민들의 목소리를 듣고 요구에 따라주시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어 “더 이상 지체하지 않겠다. 내일은 반드시 철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