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친환경시장 열린다”…신기술 들고 中 찾은 韓기업들

by이명철 기자
2024.04.15 18:19:44

베이징서 열린 ‘중국 국제환경보호전시회’ 한국관 설치
한국 환경산업협회가 기업 참가 지원, 바이어들과 미팅
중국도 ESG 시장 관심, 기업 대표들 중국 진출 기대감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한국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아 중국 박람회에 참가하게 됐습니다. 이번을 좋은 기회로 삼고 중국 진출의 발판으로 삼을 계획입니다.”

지난 12일 중국 베이징의 국제전시센터 행사장에서 만난 박병선 정우이엔티 대표는 중국 진출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지난 12일 중국 베이징 국제전시센터에서 열린 중국 국제환경보호전시회 행사에서 방문객들이 한국 기업 부스에서 상담을 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중국에서는 지난 8일부터 12일까지 중국 국제환경보호전시회(CIEPEC)가 열렸다. 중국 환경보호산업협회가 주관하고 중국 생태환경부, 북경시 인민정부가 주최하는 이 행사는 수질오염, 대기오염, 소음 진동, 토양오염, 환경모니터링 등 분야 기업들이 참여해 관련 기술을 선보인다.

우리나라에서는 한국환경산업협회가 우리의 우수한 기술을 중국에 소개하고 바이어들과 접촉을 위해 관련 기업의 참여를 도왔다.

전시회에 한국관을 만들어 운영하고 국내 환경산업체 7개사(에코크레이션·블루윈·정우이엔티·과학기술분석센타(SLC)·창성엔지니어링·연합안전컨설팅·대명에스코)의 참가비 등을 지원했다. 중국에 있는 한국기업 3곳(CK월드·TNE코리아·에코젠)도 함께 참여했다.

탄소저감형 친환경 생활오수처리시설을 만드는 정우이엔티는 화학약품을 쓰지 않고 폐수를 정화하는 기술을 사업화했다.

박병선 대표는 “아직 해외 시장에 진출한 적은 없지만 중국에서 폐수 처리 시장이 커진다고 판단해 도전하게 됐다”며 “전시회에서 많은 사람들이 찾아 하루 20여건의 미팅을 진행하고 실질적인 구매 성과가 예상되는 바이어들과도 만날 수 있었다”고 말했다.



SLC는 유해가스를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을 만들어 판매하는 기업이다. 제조업 공장은 물론 축사의 악취 저감 등에도 사용할 수 있다. 현재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라인에도 공급한 실적이 있다.

이석인 SLC 해외사업팀장은 “중국 경쟁업체보다 기술 수준이 높은 센서를 장착해 기술력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12일 중국 베이징 국제전시센터에서 열린 중국 국제환경보호전시회 행사에 한국관이 설치돼있다. (사진=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플라스틱 재활용 기술 개발기업인 에코크레이션은 이미 중국 지방정부 대상으로 설비 공급을 추진 중이다. 최현민 에코크레이션 실장은 “장춘, 심양, 대련 등에 설비를 판매할 계획으로 중국 진출이 지속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지 교민이 운영하는 기업들도 행사장에 참여해 중국 환경산업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기도 했다.

음식물 처리기 ‘인큐스’ 판매를 담당하는 이승재 대표는 “중에서는 그동안 음식물 처리에 대한 필요성을 인식하지 않았지만 베이징 등 대도시는 관련 규제가 강화하면서 큰 식당에서는 상당한 음식물 처리비용이 발생하고 있다”며 관련 시장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에서도 환경·사회·지배구조(ESG)에 대한 중요성이 점차 강화하면서 환경 관련 산업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중국 시장을 두드릴 기업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중 관계가 냉랭한 상태지만 이처럼 꾸준한 행사 참여와 시장 진출을 통해 교류를 늘림으로써 관계 개선에도 보탬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