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M&A 대어' 메디트 새주인에 MBK파트너스 '깜짝 등장'

by김성훈 기자
2022.11.29 17:15:15

MBK, 메디트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2조원 중후반 제시…연내 종결 목표
'신속한 의사 결정이 원동력' 평가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MBK파트너스(MBK)가 올해 인수합병(M&A) 시장 최대어로 꼽히는 ‘메디트’ 인수에 성큼 다가섰다. 앞선 GS-칼라일그룹 컨소시엄과 협상 결렬로 자칫 장기전으로 가나 싶던 예상을 깨고 ‘깜짝 등장’한 것이다. 매각 측인 PEF 운용사 유니슨캐피탈도 조속히 새로운 원매자를 선정하며 연내 거래 종결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메티드 인수전 관건은 새 주인을 원하는 시기 안에 찾을 수 있을지와 원하는 가격이 형성될 수 있을지에 쏠린다. 메디트의 구강스캐너 ‘i700’ (사진=메디트)
29일 자본시장에 따르면 유니슨캐피탈은 MBK를 메디트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유니슨캐피탈과 MBK 양측은 연말까지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을 목표로 향후 일정을 밟을 계획이다. MBK가 메디트 인수에 써 낸 가격은 2조원 중후반대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GS-칼라일그룹 컨소시엄이 제시한 가격(약 3조원)과 비교하면 다소 낮아진 가격이다.

매각 대상은 유니슨캐피탈이 보유한 경영권 지분과 창업자, 임직원 등이 보유한 메디트 지분 100%다.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이 대표 주관 업무를 맡았다.

시장에서는 MBK의 깜짝 등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MBK는 메디트 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사실상 ‘번외 원매자’로 분류돼 왔기 때문이다. 그런데 GS-칼라일그룹 컨소시엄과 맺은 우선협상대상자 기한이 끝나면서 새 국면을 맞았다. MBK가 개별 협상을 시작한 지 얼마되지 않아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따낸 것도 속도감 있는 의사 결정이 한몫했다는 평가다.



한 자본시장 관계자는 “글로벌 PEF 운용사의 경우 투자결정 협의체가 외국에 있고 한국팀에서는 결정권이 없다 보니 의사결정 구조가 다소 지지부진하게 흐른 경향이 있다”며 “협상 프로세스가 길어지면 매각 측에서도 좋은 시그널은 아니라고 보기 때문에 신속한 결정과 금액 보장을 중요하게 고려한 것 같다”고 말했다.
MBK는 빠른 의사구조와 걸맞게 자금 마련도 구조를 단순화할 전망이다. MBK는 보유 중인 블라인드펀드로 인수 대금을 부담하기로 했다. 드라이파우더(펀드 내 미소진 자금)가 비교적 풍부해 인수금융 비율(LTV)을 높게 가져갈 계획은 아닌 것으로 전해진다. 별도의 전략적투자자(SI) 참여 없이 MBK 자체적으로 거래를 종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MBK는 치과 진료의 디지털 변환이 대세가 될 것이라는 점에다 해마다 뛰는 메디트 실적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2019년 722억원이었던 메디트 매출은 지난해 1906억원으로 2년 만에 2.6배나 뛰었다. 같은 기간 에비타 역시 367억원에서 1039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디지털 덴탈 시장이 30% 연평균 성장률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주요 수출 국가도 북미 등 선진국 중심인 상황에서 고령화 추세가 가속화하고 있다는 점이 향후 성장세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