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서울시장 주자, 경선룰 갈등 '휴전'.. 나란히 정책 발표

by박수익 기자
2014.03.31 17:28:12

[이데일리 박수익 기자] 새누리당 서울시장 경선주자인 김황식·이혜훈·정몽준 후보가 31일 나란히 정책을 발표했다. 최근 ‘순회경선, 3배수 컷오프’ 등 경선룰 갈등이 불거지며 날선 대립을 마다치 않던 세 후보 진영은 김 총리의 경선 복귀를 계기로 ‘네거티브형’ 공세를 자제하고, 정책경쟁에 본격 시동을 거는 모습이다.

정몽준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관에서 ‘삼삼(33)한 서울 팔팔(88)한 경제만들기’로 이름지은 서울시 비전 구상을 발표했다. 64개 과제가 포함된 사실상 종합 공약집이다. 그간 정 후보가 언급했던 용산 국제업무지구 단계적 추진, 유휴부지에 신규투자 추진, 구로디지털단지 활성화 등을 비롯해 △올림픽대로·강변북로·동부간선도로 일부 지하화 △서울-청도 뱃길 △뚝섬·여의도 백사장 만들기 △임대주택 공급 확대 등을 포함했다.

김황식 후보도 자신의 선거캠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맞춤형 서민주거 공급확대, 청년에서 어르신까지 일자리가 풍부한 경제활력도시 등을 주제로한 주택·일자리 분야 공약을 발표했다. 김 후보는 특히 재건축 연한을 현행 40년에서 30년으로 10년 단축을 추진하는 등 규제완화를 통해 주택시장을 활성화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김 후보는 지난달 23일 시청에서 강남까지 10분대로 이동할 수 있는 지하철을 건설하겠다는 1차 공약을 발표한 바 있다.

이혜훈 후보는 국회 기자회견에서 여성인재뱅크를 설립하고, 지하철에 여성전용칸을 설치하는 등 여성분야 정책을 발표했다. 이 후보는 세명의 후보 중 가장 먼저 출마선언을 한 만큼 그동안 △세운상가 인근 부지에 3만평 도심공원·한류메카 조성 △지하철 3·4호선 직결운행 △저소득층 LPG용기 서울시가 부담 △법인택시 사납금 제도 개선 △아시아1위 금융중심지로 일자리 창출 등 다방면의 공약을 순차적으로 발표해왔다.



세 후보들의 이같은 행보는 그동안 박심(朴心·박근혜 대통령의 의중) 논란, 정몽준-이혜훈 빅딜설, 금권선거 논란 등을 주고받으며 여당의 서울시장 후보 경선전이 정책은 보이지 않고 네거티브 공세만 난무한다는 시선과 무관치 않다는 것이 당내 분석이다. 새누리당 내에서는 경선이 지나치게 과열되면서 후보간 난타전이 펼쳐질 경우 박원순 시장과 맞붙을 본선 경쟁력 훼손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그동안 ’정몽준-이혜훈 빅딜설‘, ’현대중공업 광고 문제‘ 등을 제기해온 김 후보 측도 경선복귀를 기점으로 공세적 입장을 자제하는 모습이다.

김 후보는 이날 SBS라디오에서 출연, 자신의 캠프에서 최근 연이어 ’빅딜설‘을 제기한 것과 관련 “제 뜻과는 상관없이 이루어 진 일인데 그런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며 “불필요한 오해를 사고, 소위 네거티브로 보일 수 있는 그런 일들은 하지 말도록 단속을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새누리당 서울시장 경선은 4월 중순부터 4차례의 TV토론과 3차례의 지역순회 토론회를 거쳐 4월30일 이른바 ‘원샷 경선’으로 불리는 후보자 선출대회에서 최종 후보를 정한다. 다만 토론 횟수 등을 놓고 후보간 이견이 있어 조율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