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뉴시스 기자
2014.03.04 18:24:00
【서울=뉴시스】전 미 프로농구(NBA) 스타 데니스 로드먼의 방북을 지원했던 영국 베팅회사가 ‘의족 스프린터’ 오스카 피스토리우스(27·남아공)의 여자친구 리버 스틴캠프 살해 사건 재판 결과를 놓고 내기하는 광고를 올려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고 CNN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일랜드 소재 영국 베팅회사 패디파워가 지난주부터 피스토리우스 재판 판결을 두고 내기를 시작해 소셜미디어에서 이에 대한 논란이 확산된 가운데 회사는 피스토리우스 재판이 시작된 이날 피스토리우스가 무죄를 받으면 고객의 내기 돈을 돌려주겠다고 제안하는 광고까지 냈다.
이 광고에는 피스토리우스 얼굴을 아카데미시상식 상 얼굴 부위에 합성한 모습과 ‘아카데미시상식 시즌. 그가 걸어나가면 돈을 돌려드립니다. 오스카 피스토리우스가 무죄 판결을 받으면 고객이 내기에 진 돈 모두를 돌려드립니다’라는 소제목이 있다.
이에 김연아 편판 판정 관련 청원도 진행되고 있는 인터넷 청원 사이트 체인지닷오그(change.org)에 패디파워가 피스토리우스 재판 판결을 두고 하는 모욕적 내기를 철회하고 가정폭력 피해 여성을 위한 자선단체에 수익금을 기부하라고 요구하는 운동이 펼쳐졌다고 CNN은 보도했다.
이날 이 온라인 서명 운동 시작 몇 시간 만에 6만 명이 넘게 서명했다고 CNN은 전했다.
이 청원 운동을 시작한 진 햇쳇은 이 사이트에 올린 성명에서 자신이 가정폭력과 학대의 피해자였다며 가정폭력으로 고통받는 전 세계 여성 중 불쌍한 스틴캠프가 죽었을 때 자신이 살아 있는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여성이 얼마나 많은지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패디파워가 가정폭력에 살아남은 피해자와 그 가족을 더 고통스럽게 하고 있다”며 “패디파워는 이 내기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영국 여성권익단체인 ‘여성에 대한 폭력 퇴치’의 홀리 더스틴 단체장은 이날 현지 PA통신에 패디파워의 광고에 대한 불쾌감을 나타내면서 “패디파워가 용납할 수 없는 젊은 여성의 잔인한 살해 사건을 두고 게임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이는 불쾌감만 느끼는 것이 아니라 실제 여성에 대한 폭력을 시시하게 만들고 농담처럼 보는 문화를 만든다”고 밝혔다.
영국 노동당 소속 여성 국회의원 이베트 쿠퍼도 자신의 트위터에 피스토리우스 재판 판결을 두고 하는 내기에 대해 불쾌하며 부끄러운 일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패디파워 대변인은 이날 CNN에 이 내기를 철회하지 않을 것이라며 “회사는 오래 전부터 세계 주요 뉴스에 대해 내기를 제안했고 피스토리우스 재판 결과 내기도 이와 다르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전 세계가 모든 과정이 방송되고 소셜미디어에서 판결 관련 추측이 난무하는 피스토리우스 재판을 지켜보고 있을 것”이라며 “이는 단지 재판 결과에 대한 내기일 뿐이며 유명한 재판에 관한 이는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피스토리우스는 스킨캠프 살인사건 재판 첫날 여러 관련 혐의를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