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車업계 대표CEO 총출동.. 담합·불공정거래 공방

by김형욱 기자
2013.10.15 21:14:57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15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는 김충호 현대자동차(005380) 사장을 비롯해 김효준 BMW코리아 사장, 브리타 제에거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사장, 임준성 한성인베스트먼트 사장, 정재희 한국수입자동차협회장(포드코리아 사장) 등 자동차업계 최고경영자(CEO)가 대거 출석했다.

민병두 의원(민주당)을 비롯한 정무위원들은 현대차의 해외-국내 고객 차별과 수입차 회사들의 가격 담합과 수입사-판매 딜러사간 불공정행위에 대해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주요 국내외 자동차 브랜드 CEO들이 처음으로 대거 국회 국감에 증인으로 참석, 상징적 의미는 컸지만 대부분 기존에 제기됐던 의혹을 되풀이하는데 그쳤다.

민병두 의원은 이날 지난 2010~2012년 한국수입차협회의 판매회의 관련 안내 이메일 자료를 근거로 수입차의 담합 가능성을 제기했다. 또 수입차 회사 산하 금융사가 국내 금융사보다 최대 500만원 이상 높은 가격을 매기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김효준 BMW코리아 사장은 한국수입차협회 판매회의가 가격 등 모종의 담합을 위한 것 아니냐는 민병두 의원의 의혹 제기에 “신차 출시 일정을 조정하고 협회를 통해 판매 통계자료는 취합하기 위한 모임”이라며 답합 가능성에 대해선 부인했다.

김 사장은 “제한된 자동차 전문기자를 초청해야 하기 때문에 일정은 조정하지만 27개 브랜드가 경쟁하는 현 상황에서 경영 관련 내용은 공유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계열 금융사의 폭리 지적에 대해선 “금융사 선택은 전적으로 고객 의사에 달렸다”며 “BMW를 판매하는 8개 딜러사가 반드시 BMW 산하 금융사인 BMW파이낸셜코리아를 써야 할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왼쪽부터) 정재희 수입차협회장, 김효준 BMW코리아 사장, 브리타 제에거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사장이 15일 정무위 국감 증언석에서 위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형욱 기자
외국인 CEO로 참석해 눈길을 끈 브리타 제에거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사장은 “벤츠 고객은 벤츠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가 아닌 어느 곳에서도 할부 서비스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벤츠코리아는 벤츠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와 벤츠의 국내 최대 딜러사 한성자동차의 관계사인 한성인베스트먼트와의 관계도 부인해 눈길을 끌었다.



한성인베스트먼트는 벤츠코리아 지분 49%와 벤츠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 지분 20%를 보유한 벤츠의 최대 딜러사 한성자동차로부터 지난 2006년 분리한 관계사다. 모두 홍콩 자본인 레이싱홍그룹 관계사로 알려져 있으며 다른 벤츠 딜러사와 불공정거래를 한다는 의혹을 산 바 있다.

제에거 사장은 “벤츠코리아와 벤츠파이낸셜은 같은 독일 다임러그룹 산하지만 상호 출자관계가 없는 다른 회사”라고 말했다. 한성차와 비한성차 딜러사간 차별 의혹에 대해서도 “우리는 한성차에 어떤 특혜도 주지 않았으며 앞으로도 딜러사 간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임준성 한성인베스트먼트 대표도 벤츠와의 특혜관계를 부인했다. 그는 “우리는 부동산 투자회사로 자동차 판매업과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한성자동차의 최대주주는 역시 레이싱홍 계열의 스타오토홀딩스로 돼 있다. 관계사이기는 하지만 상호 지분관계는 없다.

이상직 의원(민주당)은 “벤츠는 지난 5년 동안 외국인 주주에 670억원의 금액을 배당했다”며 “국내에서 매년 큰 수익을 남기고 그 수익의 절반 이상을 외국인 주주에 배당하는 것은 외국 자본의 ‘먹튀’ 행태와 별반 다르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날 국감에는 주요 자동차업계 CEO가 총출동한 만큼 정회 때 서로 명함을 나누며 인사하는 모습도 눈길을 끌었다. 국산차를 대표하는 현대차의 김충호 사장과 수입차 판매 1위 BMW코리아의 김효준 사장은 서로 나란히 앉아 있다 중간 정회 때 서로 악수하며 인사를 나눴다.

올해 초 부임한 브리타 제에거 벤츠코리아 사장도 노대래 공정거래위원장, 김효준 사장 등과 인사를 나눴다. 김충호 사장은 김종훈 의원(새누리당) 등 정무위 의원들과 일일히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정무위는 이날 김충호 사장과 물류계열사인 김경배 현대글로비스(086280) 사장을 증인으로 출석요구한 가운데 현대자동차그룹의 국내 고객 차별 및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에 대해 집중 추궁했다. 김충호 사장은 “국내 소비자가 더 중요하며, 내년 4월까지 약속한 6000억원 규모의 중소기업 일감 나누기 목표도 초과 달성할 것”이라고 답했다.
브리타 제에거 벤츠코리아 사장(왼쪽 첫번째)과 노대래 공정거래위원장(두번째)이 명함 교환 후 인삿말을 나누고 있다. 사진 오른편에는 김충호 현대차 사장과 김효준 BMW코리아 사장이 인사하는 모습. 김형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