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조사국 "내년 성장률 1.7%…中 경기, 반도체 시장 부진 영향"[일문일답]

by이윤화 기자
2022.11.24 15:56:20

한국은행 11월 수정경제전망 기자간담회
내년 성장률, 물가 각각 1.7%, 3.6% 수정
올해 성장률 2.6% 유지, 물가 5.1% 하향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한국은행 조사국이 내년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1%에서 1.7%로 0.4%포인트나 낮춰 잠재성장률 2%를 밑도는 수준으로 잡았다. 그에 비해 물가 전망치는 3.7%에서 3.6%로 0.1%포인트 낮추는데 그쳐 고물가 상황이 장기화 할 수 있단 예상을 내놨다. 올해 연간 성장률, 물가 전망치는 각각 2.6%, 5.2%로 물가만 0.1%포인트 낮추는데 그쳤다.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이 여전히 높은 수준인 점과 임금 및 서비스 물가 상승분이 시차를 두고 내년까지 물가 전반에 상승 압력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은 2024년(성장률 2.3%, 물가 2.5%)이 되어서야 성장세는 회복되고 물가는 더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24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경제전망 설명회. 사진 왼쪽부터 김민식 국제무역팀장, 이정익 물가동향팀장, 이환석 부총재보, 김웅 조사국장, 최창호 조사총괄팀장. (사진=한국은행)


다음은 한은 조사국과의 수정경제전망 기자간담회 일문일답.

△상반기 물가 하향 조정은 경기 둔화 부분을 상당 부분 반영한 것으로 내년 상반기 경제성장률 전망이 당초 예상보다 낮아질 것임을 고려한 것이다. 그러나 하반기는 임금, 서비스 물가 등의 2차 효과가 시차를 두고 나타나면서 비용 인상 압력이 본격화 할 것이라고 예상해 당초 전망보다 수치를 높게 봤다. 원자재 가격이 높은 가운데 가공식품, 전기 및 가스 등 공공요금도 더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물가가 2%대로 수렴하는 시기는 당초 8월 전망한 시기(내년 중반 이후)보다 더 뒤로 늦춰질 수 있다.

△GDP갭이 잠재 성장 수준과 실제 성장률의 차이를 의미하는 것이라, 이번에 새로 추정한 잠재성장률은 올해와 내년 모두 2%로 보인다. 성장률은 내년 연간으로 보면 1.7%이나 반기로 보면 내년 상반기 1.3%, 하반기 2.1%로 예상하면서 내년 상반기엔 GDP갭이 마이너스였다가 하반기엔 균형 수준을 이루고, 내후년엔 소폭 플러스로 전환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금리인상이 성장률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금리가 25bp 오른다는 기준으로 1차 연도에 0.06%p~0.07%p 정도 낮출 것으로 본다. 내년도 1.7% 성장률 전망에도 향후 금리 인상 경로를 모두 반영해 나온 수치다. 중국 성장률이 1.0%p 하락하면 우리 성장률도 0.15%p 정도 하방 압력을 주는 것으로 보면 된다. 중국 연간 성장률은 3.4%로 보는데 이는 중국 당국이 당초 5.0%대의 성장을 예상한 것에 비해 크게 낮아진 수치다. 대중 수출이 하반기부터 마이너스로 나오고 있는데 GDP에 직접적인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하고, 유럽이나 아시아 시장을 거쳐 간접적 부정 영향을 주기도 한다.

△블룸버그 서베이 등 중간값이 1.7% 정도다. 업데이트 시기별로 변동성이 있으나 현재 수준에서는 1.7%가 중앙값 정도가 맞다. 일부 투자은행(IB)은 내년 성장률을 0.6%로 더 낮게 보는 곳도 있다. 시장에서 생각하는 금리 패스를 저희 전망에 반영했다고만 말 할 수 있다. 현재 금리 수준은 아니고 시장의 금리 상단 전망치가 반영된 것이다.

△1분기 전기비 0.6%, 2분기 0.7%를 보이다가 3분기 0.3%로 둔화됐는데 이 같은 성장 둔화 흐름이 4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본다. 다만 역성장 여부는 더 지켜봐야 한다. 수출 마이너스는 성장 하방 요인이나 소비가 둔화되긴 하지만 크게 꺾이진 않을 것으로 보여 상방 요인도 있다. 수출 기여도는 올해 크게 둔화하고 내년엔 더 둔화할 순 있다. 내년 기여도는 수출 0.3%p 내수 1.4%p 정도이다.

△통합재정수지가 올해는 -3.3%에서 내년 -0.2%로 줄어든다. 적자 규모가 줄어드니까 성장률 관점에서는 마이너스 요인이다. 다만 금액이 줄어든 만큼 성장 기여도가 줄어드는 건 아니다. 지출 구조조정이 있기 때문이다.

△올해 경상수지 흑자폭이 8월 370억달러로 봤는데 연간 280억달러로 큰 폭 하향 조정했다. 그 이유는 크게 세가지 요인이 있다. 수출입 차이인데 수입이 크게 늘었다. 원자재 가격이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고 선취 수요 파트도 있었다. 수출 사이드에서 보면 반도체와 중국 수출이 저희 예상보다 나빴다. 반도체는 가격이 이렇게 떨어질지 몰랐고, 중국 경우에도 대중 수출이 하반기 네가티브로 빠져서 마이너스 효과 있었다. 향후 흐름에 대해서는 무역 수지가 당분간 적자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여 경상수지 둔화가 이어지겠지만 내년 하반기부턴 대중 경기, 반도체 모두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월별 전망은 어려운데 하반기 2억달러 흑자를 예상한다. 월별로는 에너지 가격, 무역수지 등락에 따라 변동성이 클 것이다.

△전기가스 요금 인상은 내년에도 올해 정도의 인상폭을 감안했다. 물가도 경기 전망처럼 보수적으로 본 것이다. 정확한 전기가스 추가 인상 수준은 다음달 결과가 나오겠지만 정부와 한전, 가스공사와 협의해서 나오는 것이라 불확실성이 커서 보수적으로 반영할 수 밖에 없다. 그렇지만 인상 자체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서 물가 상방 압력으로 봤다. 올해 인상폭을 감안해 내년 물가 전망치를 예상했다.

△소비를 상품 등 재화 소비, 서비스소비, 해외 여행 등 국외소비로 나눴다. 사회적 거리두기 이후엔 재화 소비가 두드러지고, 올해 방역 조치 해제 이후엔 서비스소비로 옮겨갔다. 또 해외 여행이 풀리면서 국외소비가 내년까지 더 늘 것이라고 본다. 일본으로 특히 많이 나가는데 전면해제 됐고, 엔화 약세로 인해 실제 여행사 모니터링해도 상당히 많이 늘어났다. 반면 외국인 중에선 중국 관광객이 가장 많았는데 봉쇄 조치가 이어져서 여행수지는 적자가 나타날 수 있다고 봤다.

△중국 코로나 확산에 수요 둔화 전망, 주요국 경기전망 부진에 최근 유가가 하락하긴 했지만 수개월간 보면 80-90달러대 등락하고 있다. 지정학 리스크나 경기전망에 따라 변동성이 커서 유가전망기관의 전망치를 참조하는데 이번달 기관 전망치는 모두다 90달러대로 보고 있고, 심지어는 내년 하반기 더 높아질 것으로 보는 곳도 있다. 겨울 날씨에 따라서도 가스 수급, 유가 등에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최근 며칠 사이 급격히 하락한 유가를 내년 전망에 반영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판단이다.

△내년도 헤드라인 물가가 3.7%에서 3.6%로 낮아졌고, 경기가 큰 폭 둔화될 것으로 보면서 근원 물가 전망치를 낮춘 요인으로 작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