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운명의 날' 23일 오전…25년 후배 명재권 판사 손에(종합)
by송승현 기자
2019.01.21 14:25:01
''검찰 출신'' 명재권 부장판사, 梁 구속 여부 결정
임종헌·박병대·고영한 14~16시간…이튿날 새벽 결정될 듯
양승태, 영장심사 법정에 출석…포토라인은 ''거부''
재청구 박병대 전 대법관 영장심사는 허경호 부장판사
|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11일 오전 서울 서초동 대법원 앞에서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관련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하기 전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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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송승현 기자] ‘사법농단 의혹’ 정점에 서 있는 양승태(71·사법연수원 2기) 전 대법원장에 대한 구속 여부가 이르면 23일 밤 결정된다.
서울중앙지법은 양 전 대법원장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23일 오전 10시30분 명재권(52·27기)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한다고 21일 밝혔다. 전직 대법관으로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는 것은 헌정 사상 처음이다. 구속의 갈림길에 선 양 전 원장의 운명이 25년 후배 법관의 손에 달린 셈이다.
명 부장판사는 심문을 마친 뒤 서면 검토를 거쳐 △범죄 혐의의 소명 정도 △도주와 증거인멸 우려 등을 종합해 이르면 당일 밤늦게 양 전 원장의 구속 여부를 결정한다. 다만 앞서 같은 혐의로 영장심사를 받은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경우 발부 여부 결정까지 16시간,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의 경우 14시간이 걸린 만큼 양 전 원장의 구속 여부 결론 역시 이튿날 새벽에 나올 가능성이 크다.
양 전 원장은 변호인을 통해 영장심사에 출석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만큼 직접 법정에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지난 11일 검찰 출석 때와 마찬가지로 포토라인에 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양 전 원장의 영장실질심사를 맡은 ‘검사 출신’ 명 부장판사는 사법농단 의혹 수사의 여파로 영장 법관의 수가 부족한 상황이 되자 지난해 9월 영장전담 업무에 합류했다. 사법연수원 수료 뒤 검사로 재직하다 2009년 판사 생활을 시작해 주로 일선 법원에서 재판 업무를 맡았다.
명 부장판사는 지난해 9월 양 전 원장의 차량과 고영한·박병대·차한성 전 대법관의 주거지나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한 바 있다. 사법농단 의혹 핵심 인사들에 대한 첫 영장 발부였다.
지난달에는 역대 최초의 전직 대법관에 대해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기각한 바 있다. 당시 고 전 대법관의 영장실질심사를 맡은 명 부장판사는 “공모 여부에 대한 소명 정도 등에 비춰 구속의 필요성과 타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해 12월 구속영장 기각 이후 검찰이 재청구를 결정한 박병대(62·12기) 전 대법관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같은 날 허경호(44·27기)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맡게 됐다.
허 부장판사는 지난해 9월 대법원 문건 유출 혐의와 관련, 사법농단 의혹에 대해 검찰이 처음으로 청구한 유해용 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의 영장을 기각한 바 있다. 특히 이례적으로 A4용지 2장 분량의 영장 기각 사유를 내놓으면서 ‘방탄 법원’ 논란을 부추기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