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선상원 기자
2021.07.12 15:54:34
예비후보 등록하고 대선운동 본격화, 지지율 정체·하락
NBS 결과, 중도층 지지율 한달 새 4~5%포인트 떨어져
정책·비전 내놓지 못한 채 반문재인 캠페인, 각종 의혹도
국민의힘 입당 빨리 결정해야, 늦어지면 윤 전 총장 손해
[이데일리 선상원 기자] 지난달 29일 대선출마를 선언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1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대선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내년 3월 9일 치러지는 20대 대통령선거 운동을 본격화한 것이다. 윤 전 총장이 공식적인 선거운동에 나섰지만, 지지율은 정체 내지 하락하고 있다.
대선 출마를 선언하자마자 불거진 ‘윤석열 X파일’ 등 가족 관련 의혹에 대한 검증 공세에다 반문재인 캠페인 외에 이렇다 할 정책과 비전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지지기반이 흔들리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실제 한국리서치 등 4개 여론조사기관이 매주 실시하는 전국지표조사(NBS)에 따르면 윤 전 총장은 지난달 10일 24%에 달했던 대선후보 적합도가 지난 7일에는 21%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24%에서 27%로 3%포인트 올랐다.
◇동률이었던 대선후보 적합도가 출마 선언 이후에 오히려 27%:21%로 격차가 벌어진 것이다. 더 심각한 것은 중도층의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다. 같은 조사에서 최대 24%에 달했던 중도층의 적합도가 19~20%까지 하락했다. 반면 이 지사는 큰 변동없이 26~28%를 유지중이다. 전국지표조사는 100% 무선전화면접으로 이뤄지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 포인트다. 더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윤 전 총장을 둘러싼 각종 의혹과 반문재인 외에 대안이나 비전을 내놓지 못하는 게 지지율 하락을 이끌 수 있지만 결정적 요인은 아니다”며 “윤 전 총장 지지율은 문재인 대통령 국정운영 평가와 상관관계에 있다. 최근 들어 문 대통령 지지율이 상승세로 돌아선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밝혔다.
대통령 지지율의 버팀목이었던 코로나 방역 상황이 나빠지고 정권심판론이 올라가면 윤 전 총장의 지지율도 다시 상승세를 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문제는 문 대통령이 차기 대선에 나오지 않는다는 점이다. 반문재인 캠페인과 정권심판론으로는 대선의 당락을 결정지을 중도층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없다. 역대 대선은 항상 보수와 진보진영간 대결로 치러졌고 중도층이 1.5~3.5%포인트 차이의 승부를 갈랐다. 윤 전 총장이 출마 선언에서 자유민주주의와 공정, 법치라는 가치를 내세웠지만 추상적인 이념으로는 보수층을 묶고 중도층의 지지를 견인해내기는 어렵다.
이제 막 대선 캠프를 꾸리고 있는 윤 전 총장에게 당장 정책과 비전을 제시하라고 하는 게 무리일 수도 있다. 하지만 대선출마 선언을 하고 예비후보 등록까지 마쳤다면 국민들에게 자신이 꿈꾸는 나라에 대한 비전과 이를 실현할 정책을 내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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