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곤 작가 또 사적 대화 무단 인용 논란, 문학동네 판매 전면 중단

by김보영 기자
2020.07.17 20:10:50

[이데일리 김보영 기자] 소설 ‘그런 생활’에 지인 여성과 사적으로 나눈 대화 내용을 동의 없이 그대로 인용했다는 논란에 직면한 김봉곤 작가와 관련해 한 남성이 그로부터 비슷한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해 논란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문학동네)
해당 남성은 17일 트위터에 글을 올리고 김봉곤 작가의 소설집 ‘여름, 스피드’(문학동네) 표제작에 등장하는 ‘영우’가 자신이며 자신이 김봉곤 작가에게 보낸 메신저 내용이 동의 없이 ‘동일한 내용과 맥락으로’ 소설 도입부에 인용됐다고 주장했다.

이 남성은 소설 속 영우의 모습과 행동을 보며 주변 지인들이 영우가 자신임을 추정할 수 있었다며 “당혹감, 분노, 모욕감을 느꼈다”고 비판했다.

또 증거를 위해 자신이 과거 김봉곤 작가에게 보냈다는 페이스북 메신저 내용을 캡쳐해 공개하기도 했다.



피해를 주장하게 된 계기에 대해서는 앞서 김봉곤 작가의 소설 ‘그런 생활’에 등장한 ‘C누나’의 실제 인물이라 주장한 여성이 그와 김봉곤 작가가 카카오톡 대화 내용이 소설에 무단 인용됐음을 최근 폭로한 것을 보고 용기를 내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전날 김 작가가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린 해명글을 읽고 폭로 결심을 굳혔다며 “저라는 증거가 있음에도 저에게 끼친 가해를 무시한 채 결백함을 주장하는 그의 면피 의식이 참 미워 보였다”고 주장했다.

문학동네는 김봉곤 소설집 ‘여름, 스피드’와 그의 소설 ‘그런 생활’이 실린 ‘제11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판매를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아울러 이 남성에 대해 “피해자분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했다.

한편 김봉곤 작가는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그는 2016년 등단한 뒤 동성애를 주제로 한 자전적 성격의 소설들을 집필해왔다. 피해를 주장한 남성이 무단 인용임을 폭로한 단편 ‘여름, 스피드’는 주인공이 사랑을 고백했지만 답을 주지 않던 ‘영우’에게 페이스북 메시지를 받고 다시 재회하는 이야기를 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