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렉서스 소형 SUV UX250h..기다림에 지친 XC40 대안
by남현수 기자
2019.04.08 13:30:51
[이데일리 오토in] 카가이 남현수 기자= 렉서스코리아가 부족한 SUV 라인업을 메꾸기 위해 소형 SUV UX를 출시했다. 이로서 렉서스는 대형 SUV RX, 중형 NX, 소형 UX까지 SUV 풀 라인업을 갖췄다. UX는 렉서스 기존 모델이 사용하던 2.5L 앳킨슨 사이클 가솔린 엔진 대신 신형 2.0L 앳킨슨 사이클 멀티분사방식 엔진과 전기모터를 결합했다. 무게 중심을 낮춘 신형 GA-C 플랫폼이 적용된 UX는 편안한 세단 같은 승차감으로 도심형 SUV를 지향한다.
실제로 마주한 UX는 낮고 길다는 표현이 떠오른다. 전장 4495mm로 경쟁 차종인 볼보 XC40(4425mm)보다 70mm나 더 길다. 긴 전장에 비해 전고는 1520mm로 XC40(1640mm)에 비해 120mm 낮다. SUV가 맞나 싶을 만큼 천장이 낮다. 최소한 세차할 때 천장의 물기를 닦기 위해 의자를 밟고 올라서는 수고로움은 없을 것 같다. 측면으로 돌아서면 위쪽으로 상승하는 벨트라인이 눈에 띈다. 다이나믹한 인상을 줌과 동시에 휠하우스를 뒤덮은 검정 플라스틱 마감이 SUV 느낌을 더한다. 바람이 할퀴고 지나간 듯한 날렵한 캐릭터 라인은 SUV다운 강인한 인상을 준다. 날카로움은 테일램프까지 이어진다. 공력성능을 강화하기 위해 상어 지느러미처럼 불룩 솟아 오른 리어램프 양 끝단은 디자인과 성능을 모두 아우른다.
렉서스가 프리미엄 브랜드를 지향하는 만큼 실내는 무척 고급스럽다.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보다 실내 인테리어 재질감은 한 수 우위라는 평이 나올 정도다. 센터 디스플레이 왼쪽에는 아날로그 시계가 자리잡아 눈길을 끈다. 국내 소비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옵션 중 하나인 3단계로 조절되는 열선 및 통풍 시트는 물론 열선 스티어링휠도 장착했다.
실내는 운전자쪽을 향한 센터페시아가 인상적이다. 사용하기 편리하도록 배치된 버튼과 10.3인치 디스플레이는 전방시야를 해치지 않는다. 이로 인해 오디오 컨트롤러는 센터 터널로 위치를 옮겼다. 처음 마주하면 당황스러운 구성이지만 익숙해지면 눈으로 보지않고도 불륨조작이나 곡 선택이 가능하다. 다만 터치를 지원하지 않는 스크린과 조작성이 떨어지는 터치 패드는 익숙해지기 어렵다.
질 좋은 가죽을 사용한 낮은 시트는 마치 세단에 앉아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손 안에 꽉 차는 스티어링 휠은 전동 텔레스코픽을 지원한다. 전체적인 시야 개방감은 부족함이 없지만 여타 SUV처럼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 보는 듯한 느낌은 받기 어렵다. 옆 차선 세단 운전자와 아이컨텍이 가능한 차체 높이다. 가장 아쉬운 점은 계기반이다. 마치 이전 세대의 계기반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디지털 계기반을 사용한 만큼 좀 더 화려한 치장을 하는 게 어울릴 듯하다.
낮은 루프라인 때문에 2열이 비좁을 것이란 생각은 좌석에 앉음과 동시에 눈 녹듯 사라졌다. 키 178cm의 기자가 앉아도 헤드룸과 레그룸에서 부족함은 없다. 결코 넉넉하거나 여유롭지는 않지만 한 두 시간 정도 탑승은 불편하지 않겠다. 2열을 위한 편의장비는 에어벤트와 팔걸이가 전부다. 당연히 2열열선은 없다. 예상대로 트렁크 공간은 여유롭지 않다. 배터리 때문에 트렁크 하단이 높고 전고가 낮아 유모차 하나도 제대로 싣기 어려워 보인다. 다만 2륜 구동 모델을 선택하면 트렁크 하단에 숨겨진 45L의 공간이 생긴다. 아울러 2열 폴딩시트를 사용하면 꽤 큰 짐을 넣을 수 있다.
시동을 걸면 하이브리드 모델답게 아무런 소리도 나지 않는다. 시작은 전기모터 담당이다. 주차장을 조용히 빠져나와 가속페달에 힘을 주면 이내 엔진이 잠에서 깬다. 시승한 모델은 4륜 구동 최고급 옵션이다. 휴륜에 1개의 전기 모터가 달려 사륜구동 역할을 한다. 평소에는 전륜 100, 후륜 0으로 주행하다가 발진시나 슬립이 나는 상황에서 후륜으로 최대 20% 구동력을 배분한다. 다만 이 모든 과정은 시속 70km 이하에서만 작동한다. 퍼포먼스 주행을 위한 4륜 구동이 아닌 안전한 드라이빙을 위한 4륜구동 시스템 정도로 볼 수 있다.
UX에 장착된 2.0L 가솔린 엔진은 최고출력 146마력, 최대토크 19.2kg.m를 발휘한다. 여기에 전륜에 80kW(약 106마력), 후륜에 5.4kW(약 7.2마력)의 전기모터가 힘을 보탠다. UX의 시스템 총 출력은 183마력으로 무난한 수준이다. 폭발적인 주행을 위해 만들어진 모델은 아니지만 가속력에서 부족함은 전혀 느낄 수 없다. 코너에서는 꽤나 안정적이지만 속도를 올려 진입하면 전륜구동 기본인 특징 답게 언더스티어가 꽤 발생한다. 유유자적한 드라이빙에 어울리는 주행감각이다. 사륜구동 모델 기준 복합연비는 15.9km/L다. 2륜 구동 모델은 이보다 높은 16.7km/L의 복합연비를 받았다. 실제 60km 주행에서는 이보다 낮은 리터당 13km 정도를 기록했다. 렉서스의 하이브리드 모델은 일상 주행에서 공인연비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높은 연비를 기록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얌전히 운전하면 공인연비는 우습게 넘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UX는 렉서스 답게 엔트리 모델임에도 정숙성은 수준급이다. 풍절음과 하부에서 올라오는 소음을 잘 잡아냈다. 소형 SUV는 통상 휠베이스가 짧아 통통 튀는 승차감이 일반적이지만 렉서스 UX는 마치 고급 세단을 타는 듯한 편안함과 여유로운 특성을 가졌다. 6개월 이상 대기 고객이 밀려 있는 볼보 소형 SUV XC40과 가장 대조되는 부분이다. UX 서스펜션에는 프렉션 컨트롤 디바이스(Fraction Control Device)가 적용됐다. 저속 주행에서 쇽업쇼버를 연결하는 고무 재질이 힘을 최적화 시킨다. 이 장치는 저속에서의 승차감 향상에 기여한다. 고급스러운 승차감은 2열까지 이어진다. SUV의 경우 1열과 2열의 승차감의 차이가 극명하게 갈리는 경우가 많지만 UX는 이 부분을 제대로 조율했다.
UX에는 LSS+(Lexus Safety System Plus)가 장착된다. 여기에는 긴급 제동 보조 시스템, 차선 추적 어시스트(LTA), 다이내믹 레이더 크루즈 컨트롤(DRCC), 오토매틱 하이빔(AHB) 등이 탑재된다. 이 기능이 조합돼 장거리주행이나 막히는 시내 주행에서 쓸모있는 반자율 주행이 가능하다. 이 외에도 10개의 에어백과 사각지대 감지 모니터, 후측방 경고 기능이 안전 운전을 돕는다.
UX는 편안한 세단의 승차감을 표방한 소형 SUV다. 좋은 차는 단순히 빨리 달리는 차가 아니다. 도로 상황과 운전자의 의지대로 움직여 주는 차가 좋은 차의 기준이다. 작은 차체는 공간의 아쉬움을 남기지만 날렵한 디자인은 유니크한 감성을 뽐내고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은 효율과 성능 사이에 적절한 균형을 잡았다. 편안한 소형 SUV를 찾고 있다면 렉서스 UX250h가 좋은 선택지가 될 것이다.
: 마치 고급 세단을 타고 있는 듯한 고급스러운 승차감과 인테리어, 좋은 연비.
: 너무 부드럽다..좀 달리고자 한다면 이 차는 맞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