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황병서 기자
2025.03.17 15:39:44
단식 9일차 김경수 “헌재 결정 날 때까지 광화문 지킬 것”
부산 등 전국 순회 나선 김부겸 “헌정수호세력 하나로 모을 것”
출퇴근길 1인 시위 나선 김동연 “내란 종식과 빠른 탄핵”강조
“개헌 고리 각 세워온 비명계…윤 석방 후 플랜비 가동”
[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가 임박한 가운데 비명(비이재명)계 의원이 존재감 과시에 나서고 있다. 당초 탄핵 정국 이슈로 모든 사안이 빨려 들어가면서 비명계가 목소리 낼 입지가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지만, 저마다 각기 다른 방식으로 탄핵 정국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경수 전 지사는 지난 9일부터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인근에서 윤석열 파면 촉구 단식 농성에 돌입했다. 이번 단식은 시민사회단체 ‘윤석열 즉각 파면 비상행동 공동의장단 단식 농성’에 대한 동조 단식 성격이다. 김 전 지사는 농성을 시작한 이유로 “지금의 상황을 탄핵인용 자체도 낙관하기 어려운 대한민국 민주주의 역사에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이라고 판단했다”며 “윤 대통령 파면이 확정될 때까지 민주주의를 지키겠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단식농성을 결심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농성장을 찾은 의료진에 따르면 김 전 지사의 혈당과 혈압이 많이 떨어진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단식 9일째 맞은 김 전 지사는 이날 “하루 빨리 헌법재판소가 결정을 해줘야 하지만 이번 주 금요일까지도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국정혼란을 수습하고, 헌정질서를 지키기 위해 헌재 결정이 날 때까지 광화문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김부겸 전 총리는 전국 순회 일정에 나섰다. 이날 부산을 시작으로 오는 18일 울산, 오는 19일 광주 등을 찾아 전국 헌정수호세력 목소리를 모으겠다는 이유에서다. 김 전 총리 측은 “윤석열 대통령 석방으로 동요하는 국민이 서울뿐 아니라 전국 각지에 걸쳐 늘어나고 있다. 각지 목소리를 가까이하며 전국 헌정수호세력을 하나로 모을 것”이라며 이번 일정 취지를 밝혔다. 김부겸 전 총리도 “우리 공동체를 책임지려면 국민 목소리와 멀어져서는 안 된다”며 “전국을 아우르는 이번 순회로 탄핵 강을 함께 건널 분의 역량을 하나로 모아보겠다”고 밝혔다.
김동연 지사는 윤석열 대통령이 석방된 후 1인 시위를 벌여왔다. 지난 10일 경기 수원역 인근에서 시국현안 관련한 1인 피켓 시위를 시작으로 11일 경기 판교역, 13일 하남 미사역, 14일 판교역 등에서 1인 시위를 진행했다. 또 지난 15일에는 광화문 집회에 참석했으며 이날도 의정부역에서 1인 시위를 펼쳤다. 김 지사는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1인 시위를 하는 배경으로 “나라가 어지럽고 정치적 불확실성이 더욱 짙어지고 있다”며 “경제는 더욱 어려워 지고 있어 빠른 시간에 내란 종식과 탄핵이 이뤄져야 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출근 또는 퇴근길에 1인 시위도 하고 있는데 내란 종식과 빠른 탄핵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김두관 전 의원은 여야지도부에 탄핵 심판 승복 공동기자회견을 제안하는 등의 의견을 내놓고 있다. 김 전 의원은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정치권이 나서서 헌재의 탄핵 심판 이후 사태를 수습하고, 국민 통합의 길을 제시해야 한다”며 “그것은 여야 지도부가 ‘헌재 결정에 승복한다’는 입장을 공동으로 발표하는 것”이라고 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당론을 헌재 결과에 승복하겠다고 밝히자, 김 전 의원은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 지도부는 자신감 가지고 국민의힘 지도부와 헌재 결정에 승복하는 공동 기자회견을 주도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엄경영 시대정신 연구소 소장은 “그간 개헌 문제를 고리로 각을 세워온 비명계들 입장에서 윤석열 대통령 석방 이후 개헌 문제로 이슈 파이팅을 하기 어려워져 플랜비(대안책)를 각자 가동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대선 행보 과정에서 마땅치 않은 정치 환경이 만들어졌고 그 안에서 각갸 약진 행보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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