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8만1000달러도 넘어서…연말 10만달러설 부상

by강민구 기자
2024.11.11 15:26:47

8만달러 돌파 이후 상승 지속…업비트서 1.1억원대
트럼프 당선으로 규제 철폐 등 親가상자산 정책 기대
내년 1월 대통령 취임 후 새 SEC위원장 등에 ''촉각''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트럼프 효과’로 비트코인 가격이 처음으로 8만달러를 넘어선 뒤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외 전문가들이 당분간 가상자산 강세를 전망하는 가운데 실질적인 규제 철폐, 주요 금융수장 교체 등을 통한 친(親) 가상자산 정책으로 가상자산 황금기가 계속될 지 주목된다.

11일 가상자산 시황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10분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 대비 5.56% 상승한 8만1633달러를 기록했다. 같은 시간 알트코인(비트코인 외 가상자산) 대표격인 이더리움은 전일대비 1.5% 상승한 3188달러에, 솔라나는 3.72% 오른 209달러에 거래됐다. 같은 시간 업비트 기준 가격은 비트코인이 1억1419만원, 이더리움이 445만원에 거래됐다.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후보 당선의 일등 공신으로 불리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띄워 온 도지코인은 지난 일주일 새 93% 급등했다.

가상자산 시세.(자료=코인마켓캡)
국내외 가상자산 전문가들에 따르면 가상자산 가격 상승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정부 하에서 규제 완화와 감세 등이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대선 유세 과정에서 가상화폐 규제 완화와 더불어 비트코인을 전략자산으로 비축하겠다고 약속하는 등 가상화폐 산업을 적극 육성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대통령 취임 첫날에는 가상화폐 규제에 앞장섰던 게리 겐슬러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을 해임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가상화폐 관할 당국이 아예 SEC에서 연방거래위원회(FTC)로 바뀔 가능성도 언급된다.



J.D 밴스 부통령 당선인 등 트럼프 캠프 내 친 가상화폐 인사들이 포진해 있다는 점도 가상자산 강세를 이끄는 요소다. JP모건은 여러가지 여건으로 볼 때 비트코인 가격 상승세가 최소 8주 더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에스와르 프라사드 미국 코넬대 경제학 교수는 “비트코인이 태양 아래서 순간을 보내고 있다”며 “규제 구름이 걷히고 있고, 미국 거시경제 전망은 계속 밝아 보인다”고 언급했다.

국내 전문가들은 당분간 가상자산 강세를 전망하면서도 비트코인 외 전체 가상자산이 강세를 보일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화인 초이스뮤온오프 대표는 “비트코인 시세가 밈코인(인터넷·SNS의 밈과 농담에서 영감을 얻어 만들어진 가상자산) 열풍으로도 옮겨붙었지만 알트코인에 어떻게 영향을 줄지가 관건”이라며 “다른 주요 코인들의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편성 여부를 비롯해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가상자산 전략화 정책 공포, 가상자산업 규제 해소가 실질적으로 이행될 지 여부가 시세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달러, 채권, 금 등으로 분산 투자됐던 포트폴리오에서 가상자산 영향이 확대돼 비트코인 외 전반적인 가상자산 상승으로 이어질 지도 주목된다. 비트코인 가격이 신고가를 찍었지만 높은 가격 변동성을 고려하면 큰 폭의 상승은 아니며 10만 달러 돌파도 시간 문제라는 의견이 나온다.

트럼프 당선인이 내년 1월 대통령 취임 이후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 후임에 누구를 임명하는지가 가상자산 친화 정책 신호탄이 될 것이란 관측도 있다. 정석문 프레스토리서치 센터장은 “가장 주목할 부분은 차기 SEC 위원장이 누가 될지 여부이며, 미국예금보호공사(FDIC)와 미국옵션청산공사(OCC) 수장 교체도 예상된다”며 “두 부처도 바이든 정부 하에서 반(反) 가상자산 정책의 도구로 사용된 만큼 수장 교체가 트럼프 정부의 전반적인 가상자산 정책에 뜻하는 바가 클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