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관 한화 부회장, 그룹 지배력 확대…투자처 직접 발굴한다

by김성진 기자
2024.08.29 16:30:00

한화그룹, 7개 계열사 대표이사 8명 인사
김동관, 신사업 발굴 한화임팩트 대표 겸직
㈜한화·솔루션 등 4개社 대표…3세 경영 가속

[이데일리 김성진 기자]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석유화학 사업 위기를 극복하고 신성장동력을 찾기 위한 투자처 발굴에 직접 나선다. 미래 혁신 기술 등 전략사업에 선제적으로 투자하고 해외시장을 넓히기 위해서다. 이미 그룹 내 방산·태양광 등 핵심 사업을 이끄는 상황에서 신사업 투자까지 영역을 확장하려는 행보다.

29일 한화그룹은 한화오션, 한화시스템, 한화에너지, 한화임팩트(투자·사업), 한화파워시스템, 한화모멘텀, 한화자산운용 등 7개 계열사 대표이사 8명에 대한 내정 인사를 발표했다. 한화그룹은 “세대교체를 통해 불확실한 경영 환경 속 경쟁력을 강화하고 조직 내 긴장감을 부여하기 위한 인사”라고 설명했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사진=한화.)
김동관 부회장은 이번 인사를 통해 한화임팩트 투자부문 신임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이를 통해 김 부회장은 ㈜한화, 한화솔루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략부문 대표에 더해 총 4개 회사 대표이사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기존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체제에서 김 부회장 체제로 전환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한화임팩트는 한화그룹 미래 혁신기술 분야를 이끄는 업체로, 폴리에스터 원료인 고순도 테레프탈산(PTA)을 제조하는 사업부문과 에너지 전환, 라이프 사이언스, 디지털 등 미래 기술에 투자하는 투자부문으로 나뉜다. 김 부회장은 이중 투자부문 대표를 맡아 앞으로 그룹 미래 먹거리 찾기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한화그룹의 3세 경영 체제 전환은 경영뿐 아니라 지분 승계 작업 차원에서도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앞서 한화에너지는 지난달 24일 ㈜한화 보통주식 공개매수에서 5.2%의 지분을 추가로 확보한 바 있다. 당초 목표로 했던 8%에는 2.8% 못 미치는 수준이었지만, ㈜한화에 대한 지배력을 기존 9.7%에서 14.9%로 확대했다. 한화에너지는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50%),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25%),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25%) 등 삼형제가 지분 100%를 보유한 회사다. 재계에서는 삼형제가 한화에너지를 통해 그룹 지주사 역할을 하는 ㈜한화에 대한 지배력을 높인 뒤에 한화에너지와 ㈜한화를 합병시킬 거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날 인사를 통해 김희철 한화에너지 및 한화임팩트 대표는 한화오션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긴다. 김 내정자는 그룹 내 글로벌 사업 전문가로, 향후 한화오션의 조선업 확장에 임무를 맡을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한화시스템 대표이사는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가 겸직한다. 손 내정자는 한화지상방산, 한화디펜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를 거친 방산전문가다. 한화에너지 대표이사에는 이재규 한화에너지 기획실장이, 한화임팩트 사업부문 신임 대표이사는 문경원 한화임팩트 PTA사업부장이 맡는다. 한화파워시스템 신임 대표이사에는 이구영 전 한화솔루션 큐셀부문 대표가 내정됐다. 이 내정자는 한화큐셀 미국법인장, 한화솔루션 케미칼부문 대표와 큐셀부문 대표를 지냈다. 또 한화모멘텀 신임 대표이사는 류양식 한화모멘텀 이차전지사업부장이 맡으며, 한화자산운용 신임 대표이사에는 김종호 한화자산운용 경영총괄이 내정됐다.

대표이사 내정자들은 각사 일정에 따라 주주총회와 이사회 등을 거쳐 최종 선임된다. 각사는 새 대표이사 책임하에 최적의 조직을 구성, 내년 경영전략을 조기에 수립하고 이를 바탕으로 사업계획을 실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