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친강 경질한 이유는…“주미대사 시절 혼외자 때문”
by김영은 기자
2023.09.19 17:56:41
“워싱턴 주재 시절 혼외자, 지난달 中당국에 보고"
친강 조사 현재도 계속…“국가안보 위협에 초점”
WSJ “아이 때문에 美견제 약화 우려해 경질 결정”
[이데일리 김영은 기자] 친강 전 중국 외교부장이 최근 갑자기 경질된 사유가 주미대사 시절 혼외관계 때문이라는 주장이 중국에서 제기됐다. 하지만 이는 친 전 부장의 명예를 추락시키기 위해 중국 공산당 지도부가 의도한 것이라고 외신들은 진단했다. 미중 긴장 국면에서 모든 대외 안보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의도라는 해석도 나온다.
1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친 전 부장이 급작스럽게 경질된 것은 “중국 공산당 내부 조사 결과 그가 워싱턴 주재 중국 수석대사로 재직하는 동안 혼외관계에 연루된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친 전 부장은 올해 1월 취임했으나 약 7개월 만인 지난 7월 말 전격 경질됐다. 이 과정에서 그의 행방이 묘연해지면서 불륜설, 건강이상설 등 다양한 추측이 나오기도 했다.
소식통은 “장관을 비롯한 중국 당 고위 간부들이 친 전 부장에 대한 조사 결과를 지난달 보고 받았다. 조사 결과에서 친 전 부장은 2021년 7월부터 2023년 1월까지 미국 주재 중국 대사를 지내며 혼외관계로 아이를 낳게 된 사실이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여성과 아이의 이름은 당 간부들에게 공개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친 전 부장에 대한 당의 조사는 계속되고 있다. 소식통은 “현재는 친 전 부장의 각종 행보가 중국의 국가안보를 위태롭게 했는지 여부에 초점을 맞춰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WSJ은 “친 전 부장이 해고된 공식적인 이유인 ‘생활방식 문제’는 공산당에서 흔히 사용하는 성적 비행에 대한 완곡한 표현”이라며 “중국의 불투명한 체제에서는 ‘성적인 비위’가 당 지도부에 충성하지 않다가 퇴출당한 인사의 명예를 더럽히는 수단으로 자주 이용된다”고 부연했다.
WSJ은 또 중국과 미국 간 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안보의 취약점을 제거하기 위해 친 전 부장을 경질한 측면도 있다고 해석했다. 신문은 소식통의 말을 빌려 “미국에서 태어난 아이 때문에 미국을 상대할 때 중국의 이익을 대변하는 친 전 부장의 직무 능력이 저해될 가능성도 경질의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신뢰받는 보좌관으로 여겨졌던 친 전 부장은 지난 7월 공식 석상에서 모습을 감춘 뒤 외교부 장관직을 박탈당했다. 이후 외교부는 친 전 부장의 부재가 건강상의 이유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리상푸 중국 국방부장도 친 전 부장 이후 지난달 말부터 공식석상에서 자취를 감춘 상태다. 블룸버그는 전날 소식통을 인용해 리 부장이 이미 직위에서 해임됐다는 첩보를 입수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