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추가 감산 없다"

by이준기 기자
2023.03.29 16:59:16

삼성전자 'No 감산'·美마이크론 '추가 감산'
글로벌 메모리 3사, 위기극복 해법 제각각
美반도체 보조금 신청 여부에…"많이 고민中"
"패키징이다 보니 삼성 입장보단 부담 덜해"

[이데일리 이준기 이다원 기자] “(추가 감산) 안 합니다.”

박정호 SK하이닉스 대표이사 부회장이 29일 이천 본사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올 하반기 메모리 업턴(상승 전환기)을 예상하며 추가 감산에 단호히 선을 그었다. ‘감산은 없다’는 삼성전자와 달리 미국 마이크론과 함께 작년 4분기 ‘감산’을 감행했던 SK하이닉스가 ‘기조 유지’로 가닥을 잡은 것이다.

앞서 마이크론이 28일(현지시간) 실적 발표에서 추가 감산을 하겠다는 입장을 밝힘에 따라 글로벌 메모리 3사는 ‘노(No) 감산’(삼성) ‘감산 유지’(SK) ‘추가 감산’(마이크론)으로 제각각 위기극복 해법을 내세운 셈이 됐다.



박정호 SK하이닉스 대표이사 부회장이 제75기 정기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SK하이닉스)
박 부회장이 추가 감산에 선을 그은 이유는 메모리 가격이 내려가고 있는 건 맞지만 생성형 인공지능(AI) 개발 수요 등으로 첨단 반도체 주문이 늘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그 배경으로 “AI 챗봇 등 신규 수요 확대로 인해 DDR5(최신 D램)가 주력 제품이 되고 고대역 메모리(HBM)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SK하이닉스는 고대역폭 D램 제품 HBM3를 양산한다.

박 부회장은 올해 설비투자 50% 삭감과 관련한 우려에 대해선 “기술 경쟁을 멈추겠다는 게 아니다”며 “반도체에 요구되는 역량에 대한 기술적 진화는 끝없이 노력할 것이고 경쟁사들보다 기술적 변곡점에서 앞서고 있다”고 일축했다.

박 부회장은 미국 반도체 보조금 신청 계획에 대해 “많이 고민해보겠다”며 “패키징(후공정)이어서 실제로 (삼성전자처럼) 공장을 지어야 하는 입장보단 (부담이) 약간 덜 할 수 있다”고 했다. 최근 미 정부는 보조금 신청 기업들에 예상 웨이퍼 수율(전체 생산품 중 합격품 비율) 등 사실상 ‘기밀자료’를 기록한 엑셀 파일을 제출하도록 요구했다. SK하이닉스는 패키징 제조시설 설립을 추진 중이나 아직 부지 등 구체적인 내용은 확정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