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고위급 협상 당시 北 홍수로 40여명 사망·외국인 500여명 고립

by박지혜 기자
2015.08.26 21:59:19

[이데일리 e뉴스 박지혜 기자] 남북 고위 당국자 접촉이 진행되고 있을 당시 북한의 특별경제구역인 나선시에 홍수가 발생해 주민 40여 명이 숨지고 가옥 100여 채가 파괴된 것으로 전해졌다. 또 폭우로 교량이 무너지면서 나선국제상품전시회에 참가한 외국인 500여 명이 현지에 고립됐다는 외신 보도도 나왔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6일 “나선시에 많은 비와 폭우가 내려 큰물(홍수) 피해를 입었다”라며, 특히 “40여 명의 인명 피해가 났다”라고 전했다.

중앙통신은 “22일 오전 4시부터 23일 오후 10시까지 250㎜ 이상의 많은 비가 내렸다”라며, “22일 오후 4~7시 사이에만도 내린 비가 155㎜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살림집 파괴는 1070여 동에 5240여 세대”라며, “기관과 기업소, 학교, 탁아소, 윤치원, 병원, 진료소 등 99동의 공공 건물과 철다리를 포함한 철길 71개가 파괴되고 125정보(1정보 약 9천900여㎡)의 농경지가 완전 침수됐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도 국제적십자사 동아시아지부 대변인을 인용해 “지난 22~23일 내린 집중호우로 나선시에 40여명의 사망자가 발생하고 가옥 150여 채는 완전히 파손, 860여 채는 일부 피해를 입었다”라고 보도한 바 있다.

국제적십자사는 함경북도 지부의 요청에 따라 조선적십자회와 협의를 거쳐 함경남도와 평양으로부터 방수천, 가족용텐트, 조리기구, 위생용품과 수질정화제 등을 피해 지역으로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또 RFA는 다른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홍수로 다리가 무너지면서 지난 23일 폐막한 제5회 나선국제상품전시회 참가자를 포함한 중국인 관광객 등 외국인 500여 명이 현지에 발이 묶여 있다고 전했다.

중국으로 향하는 선봉 원정세관, 선봉 사이 다리와 러시아로 향하는 철교가 무너지고 100여명의 사망자가 발생했으며, 외국인 참가자 가운데 사상자는 없지만 외부로 향하는 길이 차단돼 당분간 나선에서 빠져 나오지 못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