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플레 해소’ 시급한 중국 5% 성장 목표…부양책은 없었다
by이명철 기자
2024.03.05 16:34:39
시진핑 참석한 양회 전인대 개막, 총리 업무보고
“올해 성장률 약 5%, 적극 재정·신중한 통화정책“
국방비 7.2% 증가, 대만 관련 ‘하나의 중국’ 재확인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위기에 놓인 중국이 올해도 5% 안팎의 경제 성장률을 달성하고 저물가 국면도 벗어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이를 위해 적극적인 재정·통화정책을 펼치겠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부양책은 나오지 않아 지속 가능 성장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중국 최고 입법기구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는 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제14기 2차 회의 개막식에서 올해 성장률 목표치를 5% 안팎으로 제시했다. 이날 전인대 개막식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참석한 가운데 리창 총리의 업무보고로 진행됐다.
중국은 작년에도 5% 안팎 경제 성장률을 목표치로 제시했고 실제로는 이보다 소폭 높은 5.2%를 기록한 바 있다. 다만 올해는 대내외 경기 부진으로 4%대 중반 성장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연간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지난해 0.2%에 그쳤는데 올해는 3% 안팎 달성이 가능하다고 봤다. 소비 지출이 살아나면서 디플레이션 해소가 가능하다고 본 것이다. 도시 일자리 창출 목표는 1200만개, 실업률 목표는 5.5%를 제시했다.
다만 경제 회복을 위해 세부적인 부양책은 찾기 어려웠다.
올해 국내총생산(GDP)대비 재정적자의 비율은 3%를 제시했는데 지난해 3.8%보다 낮은 수준이다. 통화정책과 관련해서도 ‘유연하고 적절하며 신중하게’ 시행하겠다며 추가 유동성 공급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 산업 현대화와 인공지능(AI) 같은 미래 산업 발전, 내수 확대, 외국인 투자 유치 등의 과제를 선정했지만 이를 달성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하진 않았다.
이와 관련해 리 총리는 “올해 목표 달성이 쉽지 않을 것 같으니 정책 초점을 유지하고 더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며 “거시경제를 통해 경기 대응·순환을 강화하고 적극적인 재정 정책과 신중한 통화 정책을 지속 시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국방 예산 증가율은 지난해와 같은 7.2%로 완만한 성장을 이어가게 됐다. 대만 문제를 두고선 ‘하나의 중국’ 원칙을 견지하며 분리주의 활동과 외부 간섭을 단호히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홍콩과 마카오의 경우 ‘하나의 중국, 두 개의 체제’라는 일국양제 입장을 유지했다. 대외 정책 관련 업무보고에서 북한이나 한국에 대해서 별도 언급은 없었다.
한편 이날 시작한 전인대는 11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양회 기간 함께 열리는 국정 자문기구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는 지난 4일 시작해 10일까지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