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광석값 폭등 벗어나는 철강업계…"철강재 값 인상은 유효"

by남궁민관 기자
2019.08.06 15:16:27

7월 초 126달러 찍은 철광석, 한달만 20달러 급락
원료탄도 연초 대비 56달러 인하…1년새 최저점
하반기 원료가 부담 줄며 수익성 개선 기대감
"상반기 인상요인 여전…강판·후판 값 인상할 것"

현대제철 당진 일관제철소 제2고로에서 쇳물이 나오고 있다.현대제철 제공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올해 상반기 고공행진했던 철광석 가격이 하반기들어 빠르게 하향 안정화되고 있다. 원료가 부담으로 수익성 개선에 골머리를 앓던 국내 철강사들 역시 일단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모양새다. 다만 이미 상반기 철강제품 가격 인상요인이 누적돼 있는만큼 최근 진행 중인 하반기 자동차용 강판, 조선 후판 등 가격협상은 기존대로 한다는 방침이다.

6일 산업통상자원부 원자재가격정보에 따르면 철광석 가격은 2일 기준 톤(t)당 107.73달러를 기록했다. 예년에 비해서는 여전히 높은 수준의 가격대이지만, 추세적으로는 확연히 하향 안정화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올해 초 72달러 수준이었던 철광석 가격은 지난달 2일 연중 최고점인 125.77달러로 급등했다. 1월 말 전세계 최대 광산업체 발레의 브라질 광산댐 붕괴로 인해 철광석 수출량이 급감했고, 이어 4월에는 또 다른 주요 철광석 수출국인 호주에 사이클론이 발생하며 철광석 항만시설이 봉쇄된 탓이다. 지난달 말까지 120달러대를 유지하던 철광석 가격은 이달 들어서만 10달러 이상 떨어졌다.

당초 철광석 가격 급등의 요인이 됐던 브라질과 호주 공급차질이 하반기들어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비수기인 하절기 돌입에 따라 철강제품 수요 역시 둔화되면서 철광석 가격을 끌어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더해 미국 정부가 오는 9월 1일부터 철강제품을 비롯 3000억달러 규모 중국산 수입품에 10% 관세를 부과키로 결정하면서, 철강제품 수요 둔화가 더욱 부각됐다.



변종만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철광석 가격의 일별 하락율은 7월 31일 1.3%, 8월 1일 4.6%, 8월 2일 4.7%로 3일 동안 10.3% 내렸다”며 “미국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추가관세 부과와 브라질의 철광석 수출 증가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7월 브라질 철광석 수출이 전월비 16.6% 증가한 3430만t을 기록한 것으로 파악됐으며, 이는 9개월래 최고치로 6월 말 발레의 조업 재개 효과”라고 설명했다.

제철용 원료탄 가격 역시 2분기 이후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2일 기준 원료탄 가격은 t당 159.19달러를 기록했다. 연초 대비 56.04달러(-26.04%) 하락한 수치로, 이는 최근 1년 중 최저점이기도 하다.

주요 원료 가격 하향 안정화에 따라 국내 철강업체들 역시 한시름 놓게 됐다. 올해 상반기 철강제품 가격 인상에 어려움을 겪으며 수익성 악화에 직면했던 철강업체들은 원료 가격 하락에 따라 하반기 수익성 개선의 여지가 커졌다. 다만 현재 각 철강업체들이 추진 중인 주요 철강제품 가격 인상 시도는 변함없이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상반기와 같이 공급 측면에서 돌발 악재가 발생하지 않는 한 철광석 가격은 t당 90달러선까지 안정화될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라 원료가 부담도 줄어들 전망”이라면서도 “다만 하반기 원료가 변동과 관계없이 상반기 인상요인이 크게 발생한 상황으로, 자동차용 강판 및 후판 등 하반기 철강제품 가격 인상없이는 실적개선이 어렵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