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를 깎는 구조조정"…펠로톤, 직원 2800명 해고에 주가 '급등'
by고준혁 기자
2022.02.09 15:30:07
CEO 교체 및 비용 절감 계획도 발표
8일(현지시간) 주가 25.28%↑
WSJ "펠로톤, 독자 생존 모색…당분간 기업 안 팔듯"
[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미국의 홈 피트니스 업체 펠로톤이 기사회생했다. 코로나19 이후 ‘홈트’가 유행하며 성장했던 기업은 백신 접종률이 상승하고 위드 코로나 분위기에 운동시설들이 다시 영업을 재개하면서 수요가 크게 줄었다. 그러다 나이키, 아마존의 인수설이 나오고, 기업이 직접 구조조정을 진행했단 소식에 주식시장의 환호를 받고 있다.
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펠로톤은 최고경영자(CEO)가 물러나고 직원 2800명을 해고하기로 했다. 공동 창업자 겸 CEO인 존 폴리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이사회 의장으로 옮긴다. 후임 CEO로는 음악 스트리밍 업체 스포티파이와 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 넷플릭스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역임했던 배리 맥카시(68)가 맡는다.
펠로톤은 또 사무직 직원의 20%인 약 2800명을 해고하고 이사회도 재정비하기로 했다. 이밖에 비용 절감으로 연간 약 8억달러(약 9500억원)의 지출을 줄이고 올해 설비투자도 약 1억5000만달러(약 1700억원) 감축하기로 했다.
펠로톤은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최대 수혜주로 꼽혔다. 피트니스센터, 체육관 등이 문을 닫자 집에서 운동하는 사람들이 늘어났고 펠로톤 제품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되고 백신 접종률이 상승하면서, 제품 수요가 줄며 회사 사정이 어려워졌다. 올 초 작년 4분기 실적 발표 때인 지난달 20일 회사 주력 상품인 “자전거를 더 이상 생산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당일 주가는 23.93% 하락했다. 최근 최고점과 견줘선 80% 넘게 내린 상태다.
반전은 이달 들어 시작됐다. 작년보다 시가총액이 저렴해진 펠로톤을 나이키와 아마존 등이 인수할 거란 소식이 나오면서다. 그러다 이날 CEO 교체, 직원 해고 등 구조조정을 단행한단 소식에 주가는 또 한 번 껑충 뛰었다. 이날에만 25.28% 올랐고, 지난 5일 기준으론 34.69% 상승했다.
한편 WSJ는 펠로톤의 후임 CEO 지명은 독자 생존을 모색 중인 것으로 해석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적어도 현재 주가에는 회사를 팔 생각이 없음을 시사한다고 보았다. 폴리 창업자는 다른 임원들과 함께 이 회사 의결권의 80% 이상을 확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