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폭등한 대전·세종, 대출증가도 심상치 않다

by박진환 기자
2020.11.26 14:52:40

한은 대전충남본부, 26일 금융기관 여수신 동향 발표
대전·세종 여신 54.8조·13.2조 전년比 10.1%·11.4% ↑

대전 서구 둔산동 전경.
사진=대전 서구청 제공


[대전=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대전과 세종의 대출증가율이 두자릿수를 유지하는 등 부동산 가격 폭등에 따른 경제·사회적 여파가 이어지고 있다.

26일 한국은행 대전충남본부 이다연 조사역이 발표한 ‘대전·세종·충남 금융기관 여수신 동향’ 자료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기준 대전의 여신잔액은 54조 831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1% 늘었다.

같은 기간 세종의 여신잔액은 13조 2550억원으로 전년 동기간 대비 11.4% 증가했다.

지역별 대출증가율에서도 세종은 전국 4위, 대전은 8위를 기록하는 등 전국적으로 상위권에 머물렀다.

반면 충남의 여신잔액은 70조 199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1% 증가에 그쳤다.

이 같은 대전과 세종의 높은 대출증가율에 대해 전문가들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부동산 가격 상승이 주요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지역의 금융 관련 전문가들은 “대전과 세종은 혁신도시와 행정수도 등의 대형 개발호재에 대한 기대감으로 부동산 가격이 최근 몇년간 급등했다”면서 “이는 무리한 대출을 받아서라도 주택을 구매하려는 현상이 확산하는데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대전의 아파트가격 상승률은 8.1%로 전국 1위에 올랐고, 2위인 서울(1.1%)에 비해서도 7.4배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올해에도 대전의 주택매매가격은 1분기 3.71%, 2분기 3.54%, 3분기 2.69%로 상승세를 유지했다.

세종의 주택매매가격도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분기 8.2%, 2분기 4.0%, 3분기는 17.8% 등 상승 기조를 보이고 있다.

관련 전문가들은 “부동산 시장이 안정화될 때까지 대전·세종의 대출 증가세는 지속될 것”이라며 “부동산 투자 열기를 반영하듯 외지인들의 대전·세종 주택 소유 비중도 날로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정치권발 행정수도 완성론과 함께 정부의 잦은 규제가 오히려 부동산 투기 과열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