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권효중 기자
2019.07.08 16:09:26
박희정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
"美 금리인하 기대감 옅어진 와중 韓, 일본발 수출제재 악재"
"정치적 문제 얽힌 무역분쟁 이슈, 장기적 관찰 필요"
[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8일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가 급락했다. 이러한 급락에는 지난주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사그라든 상황 속 일본발 수출제재 등 악재가 겹쳤다는 분석이 나왔다.
8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20%(46.42포인트) 떨어진 2064.17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5월 31일 이후 최저치다. 코스닥 지수 역시 3.67%(25.45포인트) 하락해 670선 밑인 668.72를 기록하며 지난 1월 이후 최저 수준을 보였다.
박희정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8일 이데일리와의 전화통화에서 이날 증시 급락에 대해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옅어진 상황에서 악재가 겹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센터장은 “지난 주 미국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양호하게 발표됨에 따라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희석됐고, 뉴욕 증시도 이에 따라 소폭 하락한 바 있다”며 “이러한 상황이 한국과 중국 등 아시아 주요국 증시에까지 영향을 끼친 것”이라고 풀이했다.
또한 한국의 현재 경제 상황이 좋지 않다는 시각이 투자심리를 약화시켰다는 분석이다. 박 센터장은 “한국 정부가 지난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추고, 원·달러 환율이 오르는 상황에서 일본이 수출 제재까지 가하자 외국인들은 코스닥 시장에서 IT 부품주를 중심으로 매도를 보였다”며 “외국인 입장에서는 팔 수밖에 없는 악재가 이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주 삼성전자의 실적에 대해서도 그는 “2분기 잠정실적이 좋지 않았던 것에 일본 수출제재 이슈가 더해졌다”며 “3분기에는 보통 IT 업종의 성수기로 바닥을 확인하며 반등할 수 있다는 전망이 가능하지만, 일본 이슈로 다시금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박 센터장은 현재 글로벌 이슈들이 대부분 ‘정치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향후 향방을 장기적으로 지켜봐야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일본 수출 제재나 미·중 무역분쟁 모두 그 기반에는 정치적인 갈등이 작용한 부분이기 때문에 정치적인 해결 등 정책적 차원에서 장기적인 관찰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다만 코스피 지수가 2000선까지는 무너지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박 센터장은 “미국은 7월 중에는 금리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크고, 이에 한국도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증시가 계속해서 하락할 경우 금리인하나 추가적인 경기부양정책 등이 지수를 떠받치며 2000선까지의 폭락은 막아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전체적으로 불확실성이 커졌고, 펀더멘털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지배적인 상황이기 때문에 글로벌 이슈를 살피며 장기적인 대응을 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