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與전대 불출마…당권경쟁 ‘오리무중’

by강신우 기자
2016.07.06 15:57:47

“당 화합 위해 당내 최고 연장자 나서야”
친박계 좌장 서청원 출마여부 최대 관심
비박계, 崔불출마에 ‘환영’ 徐는 ‘경계’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이 6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8·9 전당대회’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친박근혜계 핵심인 최경환(4선·경북 경산) 새누리당 의원이 6일 당 대표 선거에 나가지 않기로 하면서 당권경쟁이 미궁 속으로 빠졌다. 친박계로선 박근혜 정권 후반기를 떠받칠 힘과 내년 대선 주도권마저 잃을 위기에 처한 셈이다. 구원투수 역할을 할 서청원(8선·경기 화성갑) 의원의 전대 출마 여부가 주목된다.

최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당의 화합과 정권 재창출을 위해 백의종군하겠다”며 전대 불출마를 공식적으로 선언했다. 이어 “지난 총선에서 당원 동지 여러분과 국민께 큰 실망감을 안겨 드린 점, 송구스러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고 했다.

최 의원은 “지난 총선 이후 지금까지 총선책임론으로 밤낮을 지새우는 우리당의 모습을 지켜보며 참담하고 비통한 심정에 불면의 밤을 뒤척여왔다”며 “평의원 신분인 제가 공천을 다 한 것처럼 매도당할 때는 ‘당이야 어찌 되든지 간에 억울함을 풀어볼까’하고 생각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전대 불출마 선언 직후 기자들과 만나 ‘서청원 의원이 불출마해도 본인의 불출마는 유효한 것이냐’는 질문에 “국민과의 약속이기 때문에 그렇다”고 했다. 이어 ‘이번 불출마와 관련해 청와대와 조율했느냐’는 언급엔 “상의하지는 않았고 저는 총선 직후 전대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혔다”고 했다.

최 의원이 불출마를 공식화하자 친박계 의원들은 서 의원의 당 대표 출마를 설득하는 데 전력을 다하고 있다. 강석진·엄용수·윤상직 의원 등 친박계 초선 의원들은 이날 서 의원의 집무실이 있는 의원회관을 찾아 출마를 재차 요청했다. 이에 대해 서 의원은 “좀 더 두고 보자”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친박 의원들은 전날에도 서 의원을 찾아 읍소했지만 서 의원은 거절했다. 박맹우 의원은 회동직후 기자들과 만나 “새누리당이 어려운 시기에 맏형인 서 의원이 당 대표를 맡아달라고 했다”며 “그러나 서 의원은 ‘생각해본 바도 없다’며 거절했다”고 했다. 이어 “당을 생각하는 입장에서 계속 건의할 것”이라고도 했다.

친박계가 서청원 카드를 빼든 명분은 당 화합을 위해선 8선인 당내 최고 연장자 서 의원이 당 대표를 맡아야 한다는 것이다. 친박계 한 의원은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최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고민했던 것이 화합이지 않느냐. 그런 측면에서 당에서 최고 연장자가 당 대표를 맡아야 전대 이후에도 후유증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최 의원의 불출마로 일단 비박계는 힘을 받는 모양새다. 친박과 비박계 모두 후보가 난립한 상황이지만 친박은 전대 완주를, 비박은 단일화를 전제로 한 것이어서 표 결집에 있어선 비박에 유리할 전망이다. 다만 ‘서청원 카드’가 변수다. 당내 한 관계자는 “최 의원이 총선 패배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해 불출마를 선언했다면 다른 친박들도 자숙해야 한다”고 언급했했다.

김무성 전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을 위해서 좋은 마음으로, 충정에 의한 결정이라고 생각하고 그 뜻을 존중한다”며 “제가 추진하다가 다 이루지 못한 정당민주주의를 반드시 정착시키는 대표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비박계 유력 당권주자인 정병국 의원은 “최 의원이 용단을 존중한다”며 “이번 결단이 당 개혁과 정권 재창출의 마중물이 되길 바란다”며 말을 아꼈고 김용태 의원은 “만시지탄이지만 사필귀정이다. 당을 위해서 다행”이라며 “견고했던 당내 패권주의가 국민과 여론의 압박 속에 무너지기 시작한 전조”라고 했다. 앞서 김 의원은 정 의원과의 단일화를 전제로 전대 출마를 선언했다.

한편 현재 당 대표 후보군으로 친박계에선 서 의원을 포함해 원유철·이주영·한선교·홍문종·이정현 의원이 비박계에선 정·김 의원과 이종구·이혜훈·홍문표 의원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