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경계영 기자
2015.09.02 17:55:41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우리나라 주식시장은 오전 10시30분이 돼서야 비로소 문을 연다.”
요새 증권가에서 도는 우스갯소리지만 농담으로만 들리진 않는다. 우리 주식시장이야 오전 9시에 출발하지만, 최근 국내 증시와 중국 증시의 상관관계가 높아진 탓에 중국 상하이 증시가 시작되는 오전 10시30분(현지시간 오전 9시30분)이 돼야 그 날 시장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다는 얘기다. 중국 증시의 중요도가 그만큼 높아졌다는 뜻이다.
실제 상관계수로만 따져도 코스피와 상하이종합지수의 사이는 밀접해졌다. 지난 2012년 0.32에 그쳤던 두 지수간 상관계수는 2013년 0.48, 지난해 마이너스(-)0.21에서 올해 0.76으로 확 높아졌다. 이는 코스피와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의 상관계수인 0.73보다도 높아진 수준이다.
우리 국내총생산(GDP)에서 대(對)중국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10%를 훌쩍 넘어서고 있다. 중국 경제 호황과 함께 성장해온 우리나라로선 중국 경제의 경착륙은 그 무엇보다 큰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지난 1일(현지시간) 중국 통계국이 발표한 8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0에 못미치면서 3년만에 최저치로 떨어진 데 민감한 것도 이런 까닭에서다. 골드만삭스는 “중국 내수 성장이 1%포인트 낮아지면 한국 GDP는 0.15%포인트 이상 떨어진다”고 지적한 바 있다.
중국 경제 성장 둔화 우려와 함께 중국 소비관련 수혜주의 움직임도 둔해졌다. 화장품주 대표주자였던 아모레퍼시픽(090430)을 포함해 산성앨엔에스(016100) 한국콜마(161890) 등도 주가 수준이 한 단계 내려왔다.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보령메디앙스(014100) 아가방컴퍼니(013990) 등 유아용품주만이 반등세를 보였다.
김예은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미국이 언제 기준금리를 올릴지 불확실한데다 중국 성장 둔화 우려까지 한꺼번에 겹치면서 중국 영향력이 더욱 크게 나타났다”며 “유아용품주가 오르긴 했지만 뚜렷한 모멘텀이 없는 상황에서 그간 많이 떨어진 데 따른 반등세에 그칠 수 있다”고 봤다.
이런 맥락에서 이달초 줄줄이 나올 중국 경제지표를 유심히 살필 필요가 있다. 중국은 8일 수출·입, 9일 물가, 10일 M2(시중통화량) 등 잇따라 주요 경제지표를 발표할 예정이다. 특히 지급준비율 인하, 금리 인하 이후 발표되는 M2는 유동성을 가늠해볼 수 있어 주식시장과 밀접한 지표로 꼽힌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9월 중순까지는 중국 경제지표 회복 여부와 함께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고 점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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