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불안發 약달러 지속…“2분기 환율 1300원대로 하락”
by이정윤 기자
2025.04.15 15:08:08
장중 1419원으로 하락, 넉 달 만에 ‘최저’
한국 관세 우선 협상…자동차 면세 시사
관세 불확실성에 달러 3거래일째 100 하회
“달러 자금 엔·유로로 유입, 추가 달러 약세”
[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미국이 한국을 포함한 5개 우방국들과 먼저 관세 협상에 들어간다는 소식에 원화가 강세다. 하지만 여전히 불안정한 관세 정책으로 인해 안전자산인 달러 가치가 흔들리면서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단기간에 환율이 1410원대까지 내려오면서 2분기 안에 1300원대로 추가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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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이날 환율은 오후 3시 1분 기준 전 거래일 종가(1424.1원)보다 0.65원 오른 1424.75원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날 환율은 역외 환율을 반영해 전 거래일 종가보다 2.1원 내린 1422.0원에 개장했다. 지난 12일 새벽 2시 마감가(1422.5원) 기준으로는 0.5원 하락했다.
오전엔 달러가 반등하며 환율은 상승 전환됐다. 오전 9시 50분께 1427.4원을 터치했다. 하지만 오후 들어서는 다시 달러가 약해지면서 환율도 내려왔다. 오후 12시 13분께는 1419.5원까지 하락했다. 이는 장중 저가 기준으로 지난 12월 6일(1414.7원) 이후 약 넉 달 만에 최저치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14일(현시지간)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내주 한국과의 무역 협상을 예고하면서 한국 등 상대국들이 가져오는 ‘최선의 제안’(A game)에 따라 협상이 매우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최근 트럼프 행정부는 주요 우방국과 먼저 무역 합의 성과를 도출하겠다는 방향성을 선명히 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베선트 장관은 90일의 상호관세 유예 기간 한국, 영국, 호주, 인도, 일본 5개국을 최우선 협상 목표로 삼겠다고 주변에 밝혔다.
간밤 주요 전자제품에 대해 대중 상호관세를 면제하기로 했고, 자동차 관세에 대한 추가 면제도 시사하면서 관세에 대한 시장의 불안 심리는 다소 완화됐다.
하지만 미국과 중국의 세 자릿수의 고율 관세는 여전하고, 매일 바뀌는 관세정책으로 인해 달러 가치는 약세다. 달러인덱스는 새벽 2시 1분 기준 99.67을 기록하고 있다. 3거래일째 100선을 하회하고 있다.
주요 아시아 통화는 큰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지 않다. 달러·엔 환율은 143엔대를 유지하며 달러 대비 강세를 지속하고 있다. 달러·위안 환율도 7.31위안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국내증시는 상승세지만 외국인은 순매도하며 환율 상승을 지지하고 있다.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900억원대, 코스닥 시장에서 600억원대를 팔고 있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힘은 영어, 달러, 시장에서 나온다”며 “그런데 트럼프 정부의 무리한 관세 정책이 세계 공용 언어인 영어와 연결된 미국의 문화적 매력을 해치고, 기축통화 달러의 위상을 훼손하며 자유롭고 개방된 자본시장(미국채등)에도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급하게 달러 약세가 이뤄졌지만 추가 약세 여력이 남아있는 만큼, 2분기 내에 환율도 1300원대로 내려갈 것이란 전망이다.
임환열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달러가 지지선까지 내려와서 단기적으로 반등할 여지는 있지만 추가로 더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며 “엔화, 유로화 등 다른 안전자산 통화들이 달러에서 빠져나온 자금을 받아줄 여력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의 주식이나 달러 표시 자산으로 쏠렸던 자금이 기타 국가로 돌아가면서 달러 약세로 더 갈 수 있을 듯 하다”면서 “이에 2분기에 환율은 1390원까지 추가로 하락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