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메신저’ 못 쓴다고? 아이폰16 출시 앞두고 '술렁'[중국나라]

by이명철 기자
2024.09.03 16:46:52

중국 온라인상 “아이폰16서 위챗 사용 못해” 소문 퍼져
실체 없지만…‘애플세’ 두고 텐센트와 갈등 이유로 지목
화웨이는 아이폰16 출시일에 신제품 발표, 애플 中 수난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애플의 신제품인 아이폰16 출시를 앞두고 중국에서는 위챗(중국명 웨이신) 사용 불가 소문이 퍼지고 있다. 아이폰16에서 중국의 국민 메신저인 위챗의 업데이트가 막혀 사용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인데 소문이 사실이라면 아이폰의 판매에도 심각한 지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다.

중국 베이징의 한 재래시장에서 고객이 스마트폰 위챗페이를 이용해 결제하고 있다. (사진=AFP)


3일 중국 소셜미디어에서는 ‘애플 위챗(Apple WeChat’이 인기 키워드로 떠올랐다.

중국 현지 매체들과 소셜미디어 게시글에 나온 소문을 보면 위챗은 아이폰16에 서비스를 지원하지 않을 수 있으며 아이폰이 새로운 운영 체제인 iOS18.2로 업그레이드 할 경우 위챗을 사용할 수 없게 된다는 내용이었다.

중국판 카카오톡으로 불리는 위챗은 메신저 기능은 물론 온·오프라인 상품 결제, 대중교통 및 택시 이용, 항공·열차·호텔 예약까지 사실상 생활 전반에에서 이용할 수 있는 필수 앱이다. 만약 아이폰에서 위챗을 이용할 수 없게 되면 중국에서 살아갈 때 큰 불편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애플 입장에서는 큰 악재다.

현지 매체들은 즉각 소문의 진상 파악에 나섰고 애플 고객센터로부터 “내부적으로 정보를 확인한 결과 앞으로 위챗 사용을 지원하지 않을 아이폰16는 없을 것”이라며 소문은 소문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애플의 새로운 스마트폰 아이폰16은 오는 10일 공식 출시할 예정이다. 아이폰16 출시를 약 일주일 앞두고 위챗 사용 불가라는 소문이 돈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바로 위챗 운영사인 텐센트와 애플간 갈등에서 이유를 찾아볼 수 있다는 게 현지 여론이다.



중국을 비롯한 전세계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일명 ‘애플세’가 갈등의 불씨다. 애플은 아이폰으로 앱을 설치할 때 꼭 앱스토어를 통해야 하는데 이곳에서 상품을 구매하면 최대 30%를 애플에 수수료로 지불해야 한다.

지난해 9월 22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의 애플스토어에서 신제품인 아이폰15를 구하기 위해 고객들이 줄을 서 있다. (사진=AFP)


텐센트는 중국 내 최대 결제 플랫폼인 위챗 페이를 보유하고 있을 뿐 아니라 다수의 게임도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애플세에 특히 민감하다. 만약 애플세 인하 등을 두고 텐센트가 애플과 갈등을 겪을 경우 최악의 시나리오로 아이폰에서 위챗을 사용하지 못하게 할 수도 있다는 예측이 나오는 것이다.

이러한 예상은 온라인상 소문에 그치고 있지만 애플 입장에선 민감할 수밖에 없다. 중국은 애플에게 3번째로 큰 대형 시장이다. 최근 중국 내 애국 소비 열풍으로 화웨이 같은 중국 업체들의 스마트폰이 인기를 끌면서 가뜩이나 아이폰 판매가 감소세인데 위챗 금지 같은 사건이 터질 경우 판매에는 치명적인 타격을 입게 된다.

이미 중국 내 부처나 공공기관, 국유기업 등에서는 사실상 아이폰 판매 금지 조치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계속해서 아이폰에 대한 부정적 뉴스가 나올수록 애플은 신경을 쓸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한편 중국 내 애플의 강력한 경쟁자인 화웨이는 아이폰16 출시일인 10일에 신제품 출시 컨퍼런스를 개최한다고 밝히며 본격적인 맞불 전략을 내놨다. 블룸버그통신은 화웨이가 이날 스마트폰을 두 번 접을 수 있는 트리폴드폰(3단 폴더블폰)을 내놓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아이폰16일 통해 실적 반등을 노리는 애플로서는 여러모로 골치를 썩고 있는 상황이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