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습격범 “난 독립투사…범행은 가성비 있는 맞교환”

by이로원 기자
2024.04.09 18:38:28

李 흉기로 찌른 김 모씨, 범행 당위성 주장
“내 손자와 아들 안전한 세상 살 수만 있다면”
檢 “특정 이념에 맹목적으로 몰두”

[이데일리 이로원 기자] 지난 1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흉기로 찌른 김 모(67)씨가 자신이 독립투사나 논개라 생각하고 범행을 했다는 취지로 수사 기관에 진술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흉기로 찌른 혐의를 받는 김 모씨가 부산 연제경찰서에서 나와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9일 부산지법 형사6부(부장판사 김태업) 심리로 열린 이 대표 습격범 김씨의 첫 공판기일에서 검찰은 수사기관 진술 조서에 드러난 김 씨 발언을 일부 공개했다.

김 씨는 범행 전 “독립투사가 됐다고 생각하고, 논개가 됐다고 생각했다”며 “이건(범행은) 가성비가 나오는 맞교환”이라고 말했다.

이어 “나 죽고 너(이재명) 죽으면, 내 손자나 아들이 보다 안전하고 덜 위험한 세상에 살 수만 있다면 기꺼이 저런 사람은 용서 못 하겠다는 마음이 있었다”고 말했다.



검찰은 통합심리분석 결과 김 씨 진술에 대해 “과도한 자존감이 관찰되고 협소한 조망으로 확증 편향적인 사고가 엿보인다”며 “특정 정치적 이념과 사상에 맹목적으로 몰두하고 특정 정치인에 강렬한 적개심과 분노, 피해 의식적 사고를 보였다”고 말했다.

검찰은 김 씨가 경제적으로 힘든 상황과 가족과 떨어져 홀로 생활하는 등 자포자기 심정과 건강 악화, 영웅 심리가 결합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김 씨는 2015년 이후 연평균 소득신고액 200만∼450만원가량에 채무 1억9000만원과 주식투자 손해액 2억5000만∼3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김 씨 측은 모든 증거는 동의하지만, 검찰이 밝힌 범행 동기는 인정하지 않았다. 그는 순수한 정치적 명분에 의한 행동이라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30일 열리는 다음 공판에서는 검찰 구형과 피고인 최후 진술이 있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