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민호 작가 '튀르키예' 그림, 두 나라 울렸다…"마음은 무너지지 않길"

by이윤정 기자
2023.02.14 17:05:31

인스타그램 게재한 그림 화제
튀르키예 군인·한국 구조대원 모습 담아
나흘 만에 36만회 ''좋아요''
현지 매체 "韓 작가, 튀르키예 국민 위로"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명민호 일러스트레이터가 공개한 튀르키예 지진 관련 그림이 온라인 상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명 작가는 지난 10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튀르키예 강진을 애도하는 그림 두 장을 올렸다. 해당 그림은 나흘 만인 14일 ‘좋아요’ 36만1911회‘를 받았고, 1만2000여개에 달하는 댓글이 달렸다.

명민호 작가가 그린 ‘튀르키예’ 지진 관련 그림(사진=명민호 작가 인스타그램).
첫 번째 흑백 그림은 6·25 전쟁으로 인해 폐허가 된 초가집 앞에서 울고 있는 한국인 소녀에게 튀르키예 군인이 무릎을 꿇고 무언가를 건넨 뒤 머리를 쓰다듬고 있다. 이어 두 번째 컬러 그림에는 주황색 구호복을 입은 한국 구호대원이 지진으로 무너진 건물 앞에서 튀르키예 소녀에게 물을 건네는 모습이 담겨 있다.

그림과 함께 명 작가는 “형제의 나라 튀르키예에 깊은 애도를 그림으로나마 전합니다”라며 “마음만큼은 무너지지 않기를 바라봅니다”라는 글을 게재했다.



해당 그림은 튀르키예와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인에게 감동을 안겼다. 특히 튀르키예 현지 매체를 통해 그림이 알려지면서 더욱 화제가 됐다. 튀르키예 주요 일간지 줌후리예트는 “한국과 튀르키예 합작 영화 ‘아일라’가 떠오른다”고 전했다. 영화 ‘아일라’는 한국전쟁 당시 터키군으로 참전했던 슐레이만 딜빌리아와 그가 구한 아일라(김은자 씨)의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다. 2017년과 2018년에 각각 튀르키예와 한국에서 개봉됐고, 튀르키예에서는 그 해 박스오피스 2위를 기록한 바 있다.

튀르키예의 또 다른 매체도 “한국의 일러스트레이터가 73년 전 한국전쟁에 지원한 튀르키예를 잊지 않고, 튀르키예 국민을 위로했다”고 전했다.

튀르키예는 한국전쟁 4대 참전국 가운데 하나다. 당시 튀르키예는 한국의 참전 요청에 발빠르게 대응했고, 미국과 영국 등에 이어 네 번째로 많은 병력인 1만 1212명을 파견했다. 파경군 중 1005명이 전사했고, 이중 유해 462구는 부산유엔기념공원에 안장됐다.

한편 지난 6일 발생한 강진으로 일주일 동안 튀르키예와 시리아에서 사망한 희생자는 3만 3000명을 넘어섰다. 21세기 들어 역대 6번째로 많은 인명 피해를 낸 자연재해로 기록됐다. 한국 정부가 파견한 긴급구호대는 지난 9일 튀르키예 지진 현장에 급파돼 구조활동을 시작했다. 총 인원은 110여명으로, 단일 파견 규모로는 이번 튀르키예 긴급구호대가 최대 규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