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 성학대 정보 공개하라"…아일랜드 총리, 프란치스코 교황 압박

by정다슬 기자
2018.08.24 17:11:39

프란치스코 교황, 25~26일 아일랜드 교황청 방문
"교황청 성학대 저지른 성직자 정보 각국에 공개해야" 촉구

△성 프란치스코 교황[사진=AFP 제공]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로마 가톨릭 프란치스코 교황이 오는 25~26일 아일랜드를 방문하는 가운데, 아일랜드 정부가 성추행 또는 성폭행을 저지른 사제들의 명단을 공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스카이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레오 바라드카르 총리는 24일 “교황청에 아동 학대에 대한 정보 공개를 청구할 것이냐”는 질문에 “아동 성추행범을 기소하는 것에 대해서는 법적인 제한을 두지 않는다”며 “이는 교황청도 예외는 아니다”라고 답했다.

바라드라크 총리와 프란치스코 교황은 25일 더블린에서 사제들이 어린이에게 저지른 성적 학대 문제를 다룰 예정이다.

앞서 지난 14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에서 가톨릭 내 어린이 성 학대 폭로 보고서가 공개되자 프란치스코 교황은 전 세계 신자들에게 이를 인정하고 용서를 구하는 편지를 썼다.

교황은 편지에서 “오랫동안 무시당하고 침묵을 강요받은 피해자들의 비통한 고통”을 언급하면서 “수치와 회개로, 우리는 교회 공동체로서 해야할 일을 하지 않고 적절한 방식으로 행동하지 않았음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너무나도 많은 사람에게 입힌 피해의 심각성을 깨닫고 있다”고 밝혔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번 아일랜드 방문에서도 성적 학대를 받은 피해 어린이들과 만날 예정이다.

그러나 이같은 행보와는 별개로 수사를 위한 기록을 공개하지 않는 교황청의 행보에 대해서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바라드라크 총리는 교황이 “올바른 것들” 하기 위해서는 행동이 따라야 한다며 “사람들이 가톨릭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행동을) 보고 싶어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학대받는 사람들을 돕는 단체인 ‘원인포’(One in Four) 대변인인 매브 루이스 역시 로마 교황청의 기록을 수사관들에게 공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피해자들은 무의미한 사과와 연대의 표현에 지쳤다”며 “만약 교황청이 각국 당국에서 정보를 공개한다면 성적 학대를 한 성직자를 기소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고 이는 그 어떤 것보다 효과적인 아동 보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