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종 토종 어류 ‘미호종개’ 인공증식 성공
by박태진 기자
2017.03.22 13:09:30
생식줄기세포 미꾸라지에 이식..치어 확보
멸종위기 어류 유전자원 보전에 활용
| △국립생물자원관은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 미호종개의 생식줄기세포를 미꾸라지에 이식해 인공증식에 성공했다고 밝혔다.(사진=국립생물자원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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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토종 멸종위기 어류이자 천연기념물 제454호인 ‘미호종개’가 복원될 전망이다.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은 멸종위기 어류 4종의 생식줄기세포 초저온 동결보존 기술을 확립하고 이중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 미호종개의 생식줄기세포를 미꾸라지에 이식해 인공증식에 성공했다고 22일 밝혔다.
생식줄기세포란 생식소 내에서 정자 또는 알을 만드는 줄기세포로 어류의 경우 정자와 알 양쪽으로 분화할 수 있다. 또 초저온 동결보존은 조건에 따라 초저온(-136도 이하)에서 모든 생명활동이 일시적으로 정지되는 원리를 이용해 생물자원을 장기 보존하는 방법이다.
미호종개는 1984년 충북 진천 미호천에서 처음 발견된 우리나라 고유종이다. 수질오염, 하철개발 등의 이유로 현재 거의 절멸 상태이며 몸길이는 8~10㎝이다. 물의 흐름이 느린 맑은 여울에 살며 부착 조류와 동물성 플랑크톤을 주로 먹는다.
그간 우리나라 고유종이자 세계적으로 보존가치가 높은 미호종개의 인공증식과 종 복원에 대한 요구가 고조돼 왔다.
이에 국립생물자원관 연구진은 2015년부터 수행한 ‘어류 생식줄기세포를 이용한 활용기술 개발’ 연구를 통해 초저온 동결보존 기술을 확립했다. 이 중 미호종개의 동결 생식줄기세포를 미꾸라지에 이식해 개체를 증식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연구진은 멸종위기 어류 4종인 미호종개, 감돌고기, 퉁사리, 열목어에서 적출한 생식소를 종별 맞춤형 동결보호제를 이용해 최장 18개월 동안 -196도로 초저온 동결한 뒤 각 생식소 세포가 안정적으로 생존하는 조건을 찾아냈다. 4종 중 우선적으로 미호종개의 해동 생식줄기세포를 불임화시킨 미꾸라지에 이식해 이 미꾸라지가 미호종개 알과 정자만을 생산하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미꾸라지에서 생산된 알과 정자를 지난해 10월 14일 수정시켜 치어 7576마리가 태어났으며, 지난달 말 이 치어를 자연 상태의 미호종개 유전자와 비교해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현재 인공증식으로 태어난 47마리의 미호종개를 국립생물자원관 사육실에서 보호하고 있으며, 나머지 7529마리의 미호종개 치어는 유전자 분석 연구로 활용했다.
국립생물자원관 관계자는 “이번에 성공한 어류 생식줄기세포 기술은 멸종위기 어류의 유전자원을 반영구적으로 보존하고 필요할 때 증식할 수 있는 기술”이라며 “멸종위기 어류의 증식 및 복원에 효과적인 대안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립생물자원관은 미호종개와 함께 동결된 감돌고기, 퉁사리, 열목어 등을 비롯해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인 희수마차, 꼬치동자개 등의 어류에 관한 초저온 동결 및 인공증식 기술을 지속적으로 개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