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기덕 기자
2024.07.11 15:28:58
나토 정상회의 계기로 한일 정상회담
尹 “한일 3년 연속 참여한 전략적 함의 커”
日 “나토와 인도태평양 파트너의 공조의 장”
[워싱턴=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 5월 양자회담 이후 두 달도 안돼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 참석한 것을 계기로 또다시 만났다. 당초 짧은 나토 정상회의 일정과 북대서양에 속한 나토 32개 가입국과의 잇따른 회담 등으로 인해 한일 회담은 성사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양측 정상은 이를 막판에 뒤엎고 깜짝 양자회담을 진행했다. 인도태평양 파트너 주요 4개국(IP4)에 속한 양국의 높아진 위상과 함께 굳건한 동북아 안보 협력 관계와 결속력을 보여주기 위한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은 나토 정상회의 첫 날인 10일(현지시간) 오후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만나 35분간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윤 대통령은 기시다 총리와 첫 인사를 하는 자리에서 “5월에 뵀고 두달 만에 이렇게”라며 반가움을 표시했다.
이날 한일 정상회담은 지난 5월26일 우리나라에서 열린 한일중 정상회의 계기로 한일회담을 가진 뒤 45일 만이다. 양측 정상의 만남은 지난해 3월 윤 대통령의 전격적인 방일을 계기로 12년 만에 셔틀외교가 물꼬가 트이기 시작했다. 이후 양 정상이 1년여만에 양자회담을 진행한 것은 이번까지 총 11번이다.
양 정상은 이날 북한의 도발과 러·북 군사협력으로 엄중한 안보 상황 속에서 긴밀한 공조 관계를 유지하고, 인태 안보 강화를 위해 힘을 모으자고 뜻을 모았다. 또 최근 러시아와 북한이 ‘포괄적 전략 동반자 조약’ 체결을 통해 상호 군사·경제 협력을 강화하기로 한 것에 대해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러북 군사협력에 대해 국제사회와 연대해 단호히 대처할 것”이라며 공동으로 규탄 목소리를 냈다.
윤 대통령은 한일 회담에 대해 “국제 안보 상황 속에서 우리 양국이 3년 연속 IP4 일원으로서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것은 그 전략적 함의가 매우 크다”고 평가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러북의 밀착은 한미일의 캠프데이비드 협력이 얼마나 중요한 것이었는지 보여주고 있다”며 “한일 양국이 나토회원국들과 긴밀히 공조하면서 결코 북대서양의 안보와 동북아의 안보가 서로 분리될 수 없다는 것을 우방국들과 단합된 대응으로 확인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시다 총리도 “미국 대서양과 인도태평양의 안보는 불가분한 관계에 있다”며 “우리 양 정상이 견고한 신뢰 관계와 전략적인 문제 인식을 공유하며 이렇게 긴밀히 논의·공조 하는 것은 뜻깊다”고 윤 대통령에게 전했다.
아울러 한일 정상은 앞선 정상회담를 계기로 합의한 경제, 에너지, 미래세대 교류 등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한 협력 사례로는 지난달 양국이 개최한 한일 수소협력대화, 한일 재무장관회의, 한일 교육장관회의, 한일 외교차관전략대화 등이 꼽힌다.
아울러 내년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을 맞이하는 만큼 양측 외교당국은 긴밀히 협의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한일 양국이 지혜를 모아 외교당국 간 준비에 착수할 수 있도록 관심을 갖기로 했다”며 “양 정상은 앞으로도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긴밀히 소통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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