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이 열렸다”…내년 ‘K-게임’ 글로벌 확장 ‘기대감’
by김정유 기자
2022.12.29 17:49:57
中 총 44종 외자 판호 발급, 이중 韓게임 7종
넷마블 29일 주가 17% 급등, 3개월래 최고치
업계 “한한령 해지 기대”, 콘솔로 서구권 공략도
| 대만에서 테스트를 진행했던 ‘로스트아크’. 이번에 중국에서 판호를 발급받았다. (사진=스마일게이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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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2023년, 국내 게임사들의 글로벌 진출 영역이 대폭 확대될 전망이다. 이미 콘솔게임 개발을 통해 북미·유럽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는 국내 게임사들은 최근 중국의 ‘외자 판호’(수입게임 서비스 허가) 발급 재개로 서구권은 물론, 동아시아 지역까지 본격적으로 활동 반경을 넓힐 수 있게 됐다.
29일 유가증권시장에 따르면 넷마블(251270)의 이날 주가(종가 기준)는 6만400원으로 전일대비 17.74% 올랐다. 최근 3개월 중 최고치다. 지난 10월26일만 해도 4만1900원으로 연중 최저점을 찍었던 넷마블의 주가는 이날 장시작부터 급등했다. 전일 중국에서 발표된 외자 판호 발급 재개 소식에 따른 여파로 풀이된다.
중국 국가신문출판서는 지난 28일 내자(중국 게임) 84개, 외자 44개 등 총 128개 게임에 대한 판호를 승인했다. 특히 외자 판호 발급은 지난해 6월 이후 처음이다. 당시엔 펄어비스(263750)의 ‘검은사막 모바일’이 판호를 발급받은 바 있다. 이번에 판호를 발급받은 국내 게임은 △로스트아크(이하 스마일게이트) △에픽세븐 △메이플스토리M(넥슨) △A3:스틸얼라이브(이하 넷마블) △제2의나라 △샵 타이탄 △그랑사가(엔픽셀) 등 총 7종이다.
판호는 중국내에서 사업 허가를 내주는 고유 번호로, 게임 사업을 위해선 반드시 발급 받아야 한다. 하지만 지난 5년여간 국내 게임들의 중국 판호 발급은 쉽지 않았다. 2017년 불거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문제로 중국서 한한령(한류 제한령)이 본격화하면서다. 2020년이 돼서야 국내 게임들에 대한 판호를 내주기 시작했는데, 이후로도 판호 발급이 제때 이뤄지진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국내 게임 7종에 대한 판호 발급을 재개하자 업계에선 한한령 해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거대 내수 시장을 가진 중국이야말로 급격하게 매출과 외형을 키울 수 있는 곳이다. 과거 넥슨의 ‘던전앤파이터’도 중국 시장에서 흥행하며 히트 지식재산(IP)으로 거듭난 바 있다.
내년은 국내 게임사들에게 있어 본격적인 글로벌 영토 확장의 해가 될 전망이다. 이미 잇단 콘솔게임 개발로 북미·유럽 등 서구권 이용자들에게 다가가기 위한 발판을 준비 중이다. 이달 2일 크래프톤(259960)이 산하 북미 스튜디오를 통해 내놓은 PC·콘솔게임 ‘칼리스토 프로토콜’이 그 시작점이다.
이어 엔씨소프트도 내년 상반기 첫 콘솔 도전작 ‘쓰론앤리버티’(TL)을 출시한다. 글로벌향 MMORPG로, 엔씨가 그간 차곡차곡 쌓아왔던 MMORPG 노하우, 다양한 비즈니스모델(BM) 등이 접목될 예정이어서 기대를 모은다. 네오위즈(095660)도 내년 상반기 소울라이크 콘솔게임 ‘P의거짓’을, 시프트업 역시 콘솔용 ‘스텔라 블레이드’를 준비하고 있다.
넥슨도 최근 내부에 ‘글로벌 전략 TF’ 조직을 신설하는 등 국내 게임사들의 글로벌 사업 강화 움직임이 분주한 상황이다. 모바일부터 PC, 콘솔까지 플랫폼을 확대하고 이를 통해 서구권부터 아시아까지 다양한 지역을 공략하는 글로벌 전략이 산발적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판호 발급 재개는 국내 게임사만을 대상으로 한 건 아니어서 전반적으로 중국내 게임 시장이 개방되는 수순으로 보면 된다”며 “중국 한 곳에서만 흥행하더라도 국내 게임사들 입장에선 큰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 중국 국가신문출판서가 28일 발표한 44종의 수입 게임에 대한 판호 발급 명단 일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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