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한-우즈벡 대륙 통해 만날것…새로운 번영의 꿈"
by원다연 기자
2019.04.19 19:47:00
文대통령, 19일 우즈베키스탄 의회에서 연설
文 "한-우즈벡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
文 "중앙아 비핵화 선례, 한반도 비핵화에도 영감"
文 "철도 통해 한-우즈벡 만나는일, 새로운 번영의 꿈"
| 우즈베키스탄을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후(현지시간) 타슈켄트 시내 하원 본회의장에서 우즈베키스탄 상·하원 의원과 주요 언론이 참석한 가운데 우리나라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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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슈켄트(우즈베키스탄)=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은 반드시 대륙을 통해 만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우즈베키스탄을 국빈 방문 중인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우즈베키스탄 의회 연설을 통해 “철도를 통해 양국이 만나는 일은 중앙아시아와 태평양이 만나는 새로운 번영의 꿈”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우리 대통령이 우즈베키스탄 의회에서 연설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가장 먼저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역사적 유대감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나는 우즈베키스탄으로 오는 길에 1400년 전, 어느 날을 상상했다. 한국의 고대국가 사신들이 사마르칸트에 도착한 날이다. 말을 타거나 발 빠른 낙타를 타고 부지런히 쉬지 않고 왔다면 두 달쯤 걸렸을까”라며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은 멀리 떨어져 있지만 이미 고대국가 시기부터 사신들이 오고 간 친구 국가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나의 상상은 한국의 서울에서 철도를 통해 유라시아 대륙을 지나 멋진 타슈켄트 기차역에 내리는 꿈으로 이어졌다”며 “양국의 고대국가들이 실크로드를 통해 교류했던 것처럼 21세기 ‘철의 실크로드’, 철도를 통해 양국이 이어져 상생 번영하는 꿈을 꾸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한국인은 이곳에서 중앙아시아의 무궁무진한 발전가능성과 함께할 수 있을 것이며, 이중내륙국인 우즈베키스탄 국민들은 지구에서 가장 넓은 바다 태평양을 만나고, 고려인들의 고향 한국과 미래를 함께할 수 있을 것”이라며 “철도를 통해 양국이 만나는 일은 중앙아시아와 태평양이 만나는 새로운 번영의 꿈이다. 우리 고대인들이 벽화 속에서 나와 다시 손잡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관계 격상을 통한 협력 확대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문 대통령은 “오늘 나는 친구이자 형제인 미르지요예프 대통령과 함께 양국 관계를 더욱 깊게 발전시키기로 했다”며 “양국의 관계를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고, 교류를 활성화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도 강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어 “5G,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 ICT 신산업 분야 협력을 통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함께 대비하기로 했다. 첨단 우주 분야의 정책을 교류하고, 함께 인재를 키우며, 위성 직수신국 설치를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며 “보건 분야에서는 이번에 개소되는 ‘한-우즈벡 보건의료협력센터’를 중심으로 우즈베키스탄의 보건의료개혁에 한국이 동참하기로 했다. 5G 기술을 응용한 e-health 분야의 협력은 의료체계를 획기적으로 개선해 국민 건강을 지킬 뿐 아니라 혁신산업으로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향후 협력 사업을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과 우즈베키스탄과의 친밀감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우즈베키스탄은 한국에게 특별히 고마운 나라이다. 한국인들은 우즈베키스탄을 뜨거운 형제애, 인류애의 국가로 생각하고 있다”며 “1937년 극동지역의 많은 고려인들이 우즈베키스탄으로 이주 당했을 때, 우즈베키스탄 국민들은 갑작스런 이주로 정착의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던 고려인들을 따뜻하게 품어 주었다”며 감사를 전했다.또 “우즈베키스탄이 독립한 바로 이듬해인 1992년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은 외교 관계를 수립했다. 같은 해 카리모프 초대 대통령은 CIS 11개국 지도자 중 최초로 한국을 방문했다”며 “이후 급속히 친밀해진 양국은 수교 4년 만에 양국 합작 자동차조립공장을 타슈켄트에 설립하고, 우즈베키스탄산 원면을 100% 사용하는 섬유공장도 설립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카리모프 대통령의 방한을 시작으로 이번 나의 방문까지 양국 정상은 무려 16차례 만났고,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과학기술, 국제문제 등 모든 분야에서 긴밀하게 협력하는 관계로 발전했다”며 “양국 국민도 서로의 문화를 존중하고 이해하면서 더욱 가까워졌습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서로에 대한 깊은 이해와 깊은 호감으로 양국의 수교 역사는 채 30년도 되지 않았지만, ‘모두가 부러워하는 형제 같은 관계’가 되었다”며 “양국 국민들 사이가 가까워질수록 공동 번영의 꿈은 더 빨리 현실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아울러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우즈베키스탄의 지지에도 감사를 표했다. 문 대통령은 “‘아몬드를 보호해 주는 것은 껍질이고, 사람을 보호해 주는 것은 친구다’라는 속담처럼 우즈베키스탄은 한국의 형제로서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적극적으로 지원해 주었다”며 “2000년 초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사업에 총 7차례에 걸쳐 인력을 파견했고, 2017년 11월에는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공을 기원하기 위해 ‘유엔총회 올림픽 휴전 결의안’에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해 주었다. 이 자리를 빌려, 한국 국민들을 대표해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우즈베키스탄은 1993년 유엔총회에서 중앙아시아 비핵지대 창설 방안을 제안했고, 주변 국가들과의 끊임없는 대화와 노력으로 마침내 2009년 중앙아시아 비핵지대 조약이 발효됐다”며 “중앙아시아 비핵화 선례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정착을 이루고자 하는 우리 정부에게도 교훈과 영감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향후 남북간 철도 연결을 통해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이 대륙을 통해 만나게 될 미래를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작년 12월, 한반도 남북의 철도는 국제사회로부터 지지와 축하를 받으며, 연결 착공식을 가졌다”이라며 “우리는 반드시 대륙을 통해 만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아울러 “우즈베키스탄의 발전이 한국의 발전이다. 한국은 경제성장의 경험을 기꺼이 우즈베키스탄과 공유할 것”이라며 “이제 양국의 교류는 혁신과 번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