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 구매 전 경험부터”···유통업계, 공유 마케팅 활발

by최은영 기자
2017.09.14 15:35:56

가방·의류부터 매트리스까지 ‘사용해 보고 판단하세요’
유통업체도 체험형 매장으로 소비자 유인
실패 확률 낮춰 소비 부담 줄인다

유통업계 공유 마케팅이 활발하다. 사진은 리본즈코리아에서 운영 중인 명품 렌탈 서비스 ‘렌트잇(RENTIT)’ 이미지.(사진=리본즈코리아)
[이데일리 최은영 기자]직장인 이희수(26) 씨는 최근 한 온라인 명품 쇼핑몰에서 명품 가방 대여 서비스를 신청했다. 평소 눈여겨보던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직접 체험해본 이후 구매를 결정하기 위해서다. 이 씨는 “명품은 고가이다 보니 구매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면서 “그런데 요즘은 명품 가방에 브랜드 의류 등 패션 상품도 대여해주는 곳이 많아 구매를 결정하기가 한결 수월해졌다”고 말했다.

최근 온·오프라인 쇼핑몰 등 유통업계가 ‘공유’ 마케팅에 힘을 주고 있다. 계속되는 경기 불황에 소비심리가 꽁꽁 얼어붙은 상황에서 제품을 구매하기 전 경험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제품의 이점을 알리기 위해서다. 소비자들도 구매 전 실패 확률을 줄일 수 있어 이득이다.

대표적인 것이 렌탈(대여) 서비스다. 과거에는 대여 품목이 정수기·비데·공기청정기 등에 머물렀으나 최근에는 의류·가방·운동용품, 심지어는 매트리스에 액자, 전등 등 인테리어 용품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SK플래닛이 지난해 9월 말 론칭한 패션제품 렌탈 서비스 ‘프로젝트 앤’은 지난달 말 기준으로 가입자 수가 25만명을 넘어섰다. 누적 이용권 판매건수는 2만4000건에 달한다. ‘프로젝트 앤’을 이용하면 오즈세컨, 오브제 등 인기 브랜드 의류뿐만 아니라 구찌, 페라가모 등 명품 가방도 월 이용료 최저 8만원에 3~4회 저렴하게 빌릴 수 있어 경제적이다. 배송, 세탁비는 무료이며 빌린 옷이 마음에 들 경우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도 있다.



리본즈코리아는 일 최소 4900원부터 브랜드 명품을 대여해 사용할 수 있는 ‘렌트잇(RENTIT)’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이 서비스는 출시 6개월 만에 누적 매출 2억원을 돌파했다.

오프라인 유통매장도 체험형 매장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지난달 24일 스타필드 하남, 스타필드 코엑스몰에 이어 스타필드 고양점을 오픈했다. 복합쇼핑몰이지만 스타필드 고양점에는 ‘쇼핑 테마파크’라는 콘셉트에 맞게 전체 매장의 30%가 체험형 매장이다. 어린이 체험공간 ‘토이킹덤’의 크기가 스타필드 하남에 비해 4배가량 넓어졌다.

홈 제품 렌탈 전문기업인 AJ렌터스는 최근 목동점에 개인 맞춤형 매트리스 진단 시스템인 ‘베드매치 시스템’을 도입했다. 총 1000개의 측정 센서와 960만 명의 신체 측정 데이터를 바탕으로 개인 신체에 맞는 지지력과 체압 방출 정도를 측정해 12개 유형의 매트리스 중 가장 적합한 제품을 추천해준다.

서점가에선 책 구매 부담을 획기적으로 줄여주는 ‘도서 되사기’ 서비스가 인기다. 예스24는 도서 구입 후 일정 기간 내 다시 돌려주면 정가 대비 최대 절반 가격의 예치금을 고객에게 되돌려주는 ‘바이백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서비스 이용자 10명 중 6명은 그렇게 얻은 수익을 포인트로 환급 받아 다시 책을 구입하는데, 중고도서 거래로 새 책을 구입하는 선순환 구조로 소비자들로부터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