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준기 기자
2015.11.02 14:54:45
[이데일리 이준기 기자]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1일 청와대에서 신정부 출범 후 가진 첫 양자회담은 모두 1시간40분에 걸쳐 이뤄졌다. 단독 정상회담이 1시간, 확대 정상회담은 40분이었다.
녹색 재킷에 회색 바지 정장 차림의 박 대통령은 오전 10시께 회담장인 청와대 본관 정문에서 남색 정장의 아베 총리를 맞았다. 아베 총리는 본관에 들어선 후 박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방명록에 별다른 언급 없이 ‘내각 총리대신 아베’라고만 썼다.
두 정상은 밝은 표정으로 악수한 뒤 박 대통령은 일장기 앞에, 아베 총리는 태극기 앞에서 기념촬영을 했다. 아베 총리는 박 대통령의 안내에 따라 회담장인 백악실에 들어섰고 오전 10시5분부터 곧바로 회담에 돌입했다. 단독회담에는 한국 측에선 이병기 대통령 비서실장, 윤병세 외교부 장관, 김규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일본 측에선 기시다 후미오 외상, 하기우다 고이치 관방부 장관, 야치 쇼타로 국가안보 국장 등 양측 3명의 핵심인사들이 배석했다.
오전 11시5분 단독 회담을 마친 두 정상이 확대 회담장인 집현실로 옮길 땐 밝은 표정을 지었으나 환담을 나누는 등 친밀한 모습을 보이지는 않았다. 특히 단독회담이 예정됐던 30분의 두 배에 달하면서 위안부 문제 등 핵심 쟁점 사안에 대해 ‘합의’를 이룬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오전 11시7분 경제참모들까지 대동한 두 정상은 확대 회담에 돌입했다. 확대회담은 40분만인 오전 11시45분까지 이어졌다. 위안부 문제 등 쟁점사안을 논의한 단독회담(1시간)이 경제의제 등까지 포괄적으로 협의한 확대회담(40분)보다 더 길었던 셈으로, 그만큼 접점을 찾기 어려웠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이를 두고 지난달 31일 리커창 중국 총리와의 한·중 정상회담이 100분간 진행된 점을 고려해 형평성을 맞췄다는 관측과 함께 ‘오찬’이 준비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했다는 분석이 함께 나왔다.
아베 총리는 확대회담 이후 곧바로 청와대를 떠났다. 애초부터 두 정상의 만남에 오찬이나 공동선언, 공동기자회견 등의 일정이 예정돼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결과 점심시간임에도 불구하고, 김규현 외교안보수석과 안종범 경제수석 등 청와대 참모들은 낮 12시18분께 회담 브리핑을 위해 기자실인 춘추관을 찾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