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기애애'했던 한중 정상회담…"북한·미래협력 언급 주시해야"

by장영은 기자
2015.09.02 17:54:18

전승절 참석 자체가 한중 관계 현주소 시사
북한·한중 미래협력·한중일 정상회담 관련 논의 주목해야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2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의 분위기는 어느때보다 좋았다. 박근혜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에 이어 특별오찬까지 1시간 40분 가량 독대하며 양국 현안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했다.

표면적으로 분위기가 좋았다는 점은 고무적이지만 양국 정상간의 만남인만큼 핵심은 내실이 있었냐는 부분이다.

김흥규 성신여대 정외과 교수는 이날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현재까지 나온 내용만 봤을때는 중국이 원하는 이야기는 다 했는데 한국이 원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가 충분히 나오지 않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우리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북한 문제, 북한의 핵도발에 대해 한중 양국이 얼마나 눈높이를 맞췄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이 없다”라며 “실크로드 구상과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대한 전향적인 언급들이 없다”며 추후 나올 구체적인 회담 내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번 회담이 동시통역으로 진행됐다는 점에 대해서도 해석이 갈린다. 두 정상은 34분간에 걸친 회담 때 이례적으로 순차가 아닌 동시통역으로 대화했다. 동시통역은 중국 측의 요청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동시통역의 장점은 순차통역에 비해 시간을 절약할 수 있어 같은 시간이라면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지만,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단어 선택이나 맥락상 이해하기 힘든 상황이 생길 수 있다는 단점도 있다.

우수근 중국 동화대학교 교수는 “민감한 문제가 있거나 서로 오해하기 쉬운 어려운 난제가 있으면 동시통역을 하기가 쉽지 않다”면서 “만난 김에 그런 격식을 갖추지 말고 시간을 좀더 효율적으로 활용을 하자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반면에 한중일 정상회담 추진이나 북한의 도발 억제, 북핵 관련 문제 등 민감한 문제를 논의하기에는 적절치 않은 방식이었다는 지적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