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극 산실 역할 지속"…삼일로창고극장, 새해 사업계획 초석 다졌다
by김현식 기자
2024.12.02 16:56:30
''창고포럼 라이브 토크'' 2일 개최
청년예술가 등 연극계 관계자 의견 청취
[이데일리 김현식 기자] “극장의 역사성을 계승하며 더 많은 시민과 함께하겠다.”
| 손정우 한국연극협회 이사장(사진=이데일리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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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우 한국연극협회 이사장이 밝힌 내년도 삼일로창고극장의 운영 방향성이다. 서울 중구에 있는 삼일로창고극장은 1975년 개관한 전통의 공연장이다. ‘빨간 피터의 고백’을 비롯한 다수의 작품이 거쳐간 ‘실험극 산실’로 2012년 서울시 미래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바 있다. 올해부터 운영 주체가 서울문화재단에서 협회로 바뀌면서 손정우 한국연극협회 이사장이 극장장을 맡고 있다.
손 이사장은 2일 삼일로창고극장에서 연 ‘창고포럼 라이브 토크’에서 “삼일로창고극장이 예술성에 초점을 맞춘 새로운 형식의 공연을 탐구할 수 있는 공간이자 더 많은 시민이 찾을 수 있는 극장이 될 수 있도록 내년에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진행한 포럼은 삼일로창고극장의 초석을 다진 연극계 관계자들과 청년예술가들과 함께 내년도 사업 계획의 초석을 다지기 위해 마련했다. ‘과거와 현재의 연결’을 주제로 한 1부에서는 참석자들과 삼일로창고극장의 역사를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뒤이어 각각 ‘현재의 청년예술가’와 ‘삼일로창고극장의 미래’를 주제로 내건 2부와 3부를 통해 극장의 운영 방향성 설계를 위한 다양한 의견을 청취했다.
포럼 참석자 중 과거 삼일로창고극장 대표를 역임했던 윤여성 극단 로얄씨어터 대표는 “이곳에서 젊음을 바쳤던 노배우들에게도 고전 히트작을 공연할 기회가 주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이어 그는 “정회원 제도를 만들어 공연을 올리는 극단에 대관 혜택 등을 주는 것도 연극계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류근혜 연출은 “삼일로창고극장은 배우들을 훈련시켜 수많은 연극계 인재를 배출한 의미 깊은 공간이었다”고 돌아보면서 “역사성에 걸맞은 실험적 연극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더불어 류근혜 연출은 “명동에 인접한 장소적 특성을 살려 외국인 관광객들이 찾을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도 극장 운영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을 보탰다.
공연창작소 숨의 정욱현 연출은 “올해 참여한 ‘삼일로 인큐베이팅 팩토리’를 통해 연극계 선배들과 교류한 경험이 극단 운영에 큰 도움이 됐다”며 “내년에도 원로 예술가와 청년 예술가들 위한 지원이 고르게 이뤄졌으면 한다”고 밝혔다.
삼일로창고극장은 올해 청년예술가 발굴을 위한 맞춤형 지원 프로젝트를 표방한 기획 사업인 ‘삼일로 인큐베이팅 팩토리’, ‘모두가 어떠한 경계도 없이 즐기는 축제’를 기치로 내걸고 명동거리 일대에서 진행한 공연 축제 ‘경계 없는 페스티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론칭해 삼일로창고극장의 브랜드 가치 제고와 관객 접근성 강화를 위해 힘썼다.
손 이사장은 “‘기생충’과 ‘오징어게임’의 성공에 이어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한국이 글로벌 예술의 중심지로 확고히 자리를 잡았다”면서 “삼일로창고극장을 통해 지속가능한 공연을 발굴해 연극계에서도 좋은 흐름을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